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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수익사업 확대로 통 큰 자비정신 실천을
종교계와 수익사업. 왠지 불편한 조합입니다. 나누고 베풀고 희생함을 주창하는 종교계가 이익을 창출하는 사업을 추구한다는 것은 부자연스러워 보입니다.

특히 무소유와 비움을 가장 큰 덕목으로 삼고 있는 불교계에서 돈 버는 사업이 무엇일까 고민한다는 것은 그 사실만으로도 많은 논란을 야기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같은 수익사업을 통해 창출한 이익을 내가 취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준다면 이야기는 달라 집니다. 그것은 또 다른 형태의 자비정신 실천이 될 수 있습니다. 요즘 한창 유행하는 ‘통 큰’ 자비의 실천이 가능한 것입니다.

범 불교계 차원에서 신도 수가 감소하고 그에 따른 시주 규모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또는 추가적인 포교활동을 위한 재원 마련차원에서도 수익사업은 이제 불가피한 시대적 대세가 아닌가 싶습니다. 더구나 종단의 수익사업이 합법화된 현 시점에서 수익사업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의무를 해태하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불교계의 수익사업에 대한 논의는 최근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으며 이미 개별 사찰 차원에서는 여러 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템플스테이입니다. 교구본사나 이름있는 사찰을 중심으로 템플스테이를 운영하고 있으며 사찰문화체험, 산사체험, 명상, 큰스님과의 대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격정보나 일정을 알려주는 사이트도 생길 정도로 템플스테이는 이제 대중화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템플스테이는 수익성 사업이라기 보다 일반인들에게 불교에 대한 거리감을 줄여주는 수단으로서 활용되는 측면이 더 강합니다. 개별 사찰 차원에서 템플스테이 이외에 사찰음식점이나 불교문화원 등도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이 또한 높은 이익을 창출하기 보다 포교차원의 성격이 더 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밖에 불교계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사업 영역은 크게 친환경 부분과 실버 부분일 것입니다. 이는 불교계가 태생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장점을 최근의 사회적 이슈와 접목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친환경 분야는 다시 레저사업인 생태공원이나 수목원, 식음료 사업인 생수 염전 전통 차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실버 부분은 의료사업인 제약업, 건설업인 실버타운, 그리고 상조사업으로 세분할 수 있습니다.

친환경 관련 사업은 녹색산업과 함께 최근 정부가 가장 많은 예산을 투여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대부분의 대형 사찰들은 사찰 주변에 비교적 넓은 면적의 대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사찰에서 관리하고 있는 사찰림이나 사찰휴경지를 이용하여 사업화한다면 멋진 수목원이나 생태공원을 조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많은 예산 투자 없이 기존에 이미 보유하고 있는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충분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 낼 수 있는 분야입니다.

사찰 고유의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된 생태공원이나 수목원을 조성한다면 시장성은 충분할 것입니다. 식음료 사업도 고려해 볼 만한 분야입니다. 심심산골이라는 이미지를 살린 생수사업이라든지 깨끗하고 순수함을 강조한 천일염사업, 연꽃차나 국화차 등 전통 차 제조업 그리고 곡차를 상품화해 새로운 형태의 주종을 창출해 내는 것도 수익사업의 한 영역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의 평균 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주목받고 있는 또 다른 블루오션은 실버산업입니다. 많은 대기업들이 의약이나 바이오부분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이유도 21세기의 스테디셀러를 이 부분에서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실버산업은 또한 불교계가 보유하고 있는 기존의 자원을 활용하고 철학적 접근성이 근접한 분야입니다.

의료사업은 동국대 한의대와 산학협력을 통해 안티에이징이나 웰에이징할 수 있는 다양한 약품개발이 가능할 것이며 건설업과 관련해서는 사찰 부근 휴경지를 활용한 실버타운 설립도 가능할 것입니다. 또한 불교신도가 아니더라도 사찰에서 망자에 대한 재를 올리는 사회풍속을 사업화해 상조관련 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상조사업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수익사업 중 일부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것도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같은 수익사업에 대한 기획이나 시행이 개별사찰 차원이 아닌 중앙종단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즉 불교계에서 이루어지는 수익사업에 대한 콘트롤 타워가 존재해 체계적이고 일관성있는 업무 추진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표준화가 가능해 일반 소비자들의 이용이 증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일단 중앙종단 차원에서 별도의 법인 설립이 우선돼야 합니다. 지주회사 성격의 수익사업을 총괄하는 법인을 설립한 후 사업 영역에 따라 별도의 자회사를 만들어 운영해야 합니다. 이 같은 관계회사 체제는 제품의 표준화를 이끌어 소비자의 신뢰를 증대시킬 수 있으며 회사간 자원의 적절한 배분을 통해 비용의 최적화를 추구할 수 있고 생산체제의 대형화를 이끌어 규모의 경제 효과도 향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보다 장기적인 방안으로는 상조회사에서 시작하여 보험사, 증권사에 이르는 금융업으로의 진출도 고려해볼 만 합니다. 농협이나 우체국, 사학연금 등 구성원의 상호부조를 위해 설립된 기관들이 공제사업으로 시작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보험업으로 업무확장을 하고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증권업으로까지 진출하는 상황을 벤치마크 하는 것도 불교계의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체계적 관리 시행으로 불교계의 수익사업이 현실화되어 좋은 성과를 달성하기기대해 봅니다.
이준서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2011-04-19 오전 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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