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제7교구 수덕사 말사인 중광사 신도들이 인근에서 실시되는 국책 공사로 식수 중단과 사찰 외벽 균열이 심해져 법회 활동의 지장을 받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한 이 공사는 충남 연기군 금남면에서 공주시 반포면을 연결하는 호남고속철도 1-3구간 건설 사업이다. 공단측은 2014년 개통을 위해 2013년 중반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중광사 신도들과 스님들은 공사 기간 중 발산터널 개설을 위한 계속된 발파와 공사로 인해 식수가 고갈되고 사찰 곳곳에 균열과 바닥이 갈라지는 현상이 발생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신도들은 ‘중광사 사찰 사수 대책위원회’까지 결성해 2년 넘게 공단과 시행사에 공사 중단과 대책마련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대화를 통한 원만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서 사찰의 피해는 점점 더 심해져 갔다.
더구나 이 과정에서 주지 묘행 스님이 1월 15일부터 단식기도에 들어갔으나 건강이 악화돼 4월 14일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교구본사인 수덕사에서도 14일 중광사와 공사 현장을 방문해 공단과 시행사측에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중광사 해일 스님은 “공사로 균열이 심해지고 지반이 약해져 전혀 생활할 수 없는 지경이다. 공단과 시행사는 국책사업이라고 양해하라고만 말하고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중광사 대책위는 식수보장과 사찰 이전을 위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공단측은 법적 요건에 미달해 피해보상이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소음과 진동을 측정했지만 법적 기준치를 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마땅한 보상책 마련이 어렵다. 하지만 중광사의 피해를 우려해 저소음ㆍ저진동 공법을 시행 중이며 균열된 곳을 보수하는 등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