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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자루질 하나에도 부처님 가르침 담아”
[박기범 기자의 라후라존자를 찾아서]조계사 원심회 김오복 씨


조계사 원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오복 씨(58)에게 자원봉사는 특별한 일이 아니다. 매일 출근하듯 원심회를 방문해 청소, 한지 연꽃 만들기, 장애인 활동 보조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가리지 않는다. 그 밖에도 장애인의 날 행사 도우미, 가정 방문 등 원심회 봉사활동에는 언제나 김 씨가 함께한다.

“원심회에 와보니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았어요. 봉사를 특별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소한 일도 남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 만큼 중요한 활동이 어디 있겠어요.”

김오복 씨는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찾아와서는 빗자루 들고 청소하기를 부끄러워하는 사람들에게 자부심을 가지라고 격려한다. 봉사활동을 하는 자신에게 자부심을 가지면 이 세상에 귀하지 않은 봉사활동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김 씨의 생각이다.

10년 전 조계사에서 만발식당 설거지와 법당 청소 등을 하면서 봉사를 시작한 김오복 씨는 3년 전부터는 원심회와 인연을 맺고 함께하고 있다.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찾아서 하는 모습은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원심회에서도 빛을 발했다.

김 씨는 2009년부터는 청각장애인들과의 소통을 위해 수화를 배우고 있다. 늦은 나이에 무엇을 새로 배운다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장애인들을 조금이라도 더 돕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는 생각에 열심히 배우는 중이다.

그러나 이처럼 남을 위한 일에 헌신적인 김오복 씨는 사실 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당뇨로 시력이 많이 저하됐고, 퇴행성 관절염, 대상포진 등을 앓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김 씨는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집에만 있으면 아픈 몸에만 온 신경이 집중돼 건강이 점점 더 나빠지는 것만 같았다며 집에 있기를 거부했다.

“밖에 나와서 봉사활동을 하고, 건강한 사람들과 함께 있다 보면 저도 건강해지는 것 같아요. 봉사를 할 만큼 남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이 즐겁고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습니다.”

김오복 씨는 봉사활동을 하기 전에는 특별히 경전 공부나 교리 교육을 받지 않았다. 평범한 다른 보살님들처럼 법당을 찾아 불공을 드리고, 스님의 법문을 경청하며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고자 했을 뿐이다.

그러나 수년간 묵묵히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부처님의 가르침을 생활 속에서 깨달을 수 있었고, 그러자 본격적으로 교리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 씨는 작년부터는 봉사활동만큼이나 경전 공부에 푹 빠져 있다.

이처럼 봉사활동을 포함한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오복 씨에게 원심회는 2010년 모범 신도상을 수여하고 앞으로 더 열심히 활동해 줄 것을 부탁했다. 왕영미 원심회 총무는 김오복 씨가 꼭 필요한 사람이라며 김 씨 덕분에 원심회 분위기가 더욱 훈훈해졌다고 강조했다. 장애인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대하는 김 씨의 진심이 원심회에 가득 넘치고 있는 것이다.

원심회는 요즘 한지 연꽃 만들기 등 부처님오신날 기념행사 준비로 분주하다. 김오복 씨도 원심회 사무실에서 다른 봉사자들과 함께 매일 모여 한지 연꽃을 만드는 등 기념행사를 준비 중이다. 하나라도 더 만들어서 원심회와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김 씨의 손은 쉴 틈이 없다.

김오복 씨는 불자들이 봉사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봉사활동이 불교와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봉사를 통해 불심이 깊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부처님의 고행이 중생을 위한 것이었고 그것이 봉사활동과 통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박기범 기자 | smile2@hanmail.net
2011-04-12 오전 1: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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