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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이 최근 정부ㆍ여당 관계자와의 사찰 출입을 금한 현수막 등을 철거하고, 제한적인 접촉을 허용했다. 이런 가운데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정부ㆍ여당과의 해법을 고심하고 있다”고 밝혀 조계종이 대정부 관계 개선을 위한 출구전략을 고민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4월 5일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교계 기자들을 만나 “절집 일이 업무상 관을 통해야만 하는 일들이 있어 고심 중이다. 내부적으로도 부처님오신날 전에 정부ㆍ여당과의 관계가 정상적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고 밝혔다.
총무원장 스님은 “정부ㆍ여당 관계자의 사찰 출입 제한은 내부적인 의지결속을 위함이었다”고 해명했다. 종단 내 민족문화수호와 자성ㆍ쇄신 의지가 다져지지 않은 상태에서 외부인사들로 인해 결사의 본뜻이 왜곡될 수 있어 분위기 단속상 내려진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스님은 “결의대회는 민족문화에 대한 중요성, 종교편향 문제, 자성과 쇄신 5대결사를 목적으로 개최하는 것이다. 5대결사는 임기내 계속될 것이며, 사회적ㆍ국민적 운동으로 전환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자승 스님은 “결의대회 참석 차 전국 교구본사를 돌다보니 분위기상 마지못해 따라하는 본사, 적극적으로 봉행하는 본사 등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었다”면서도 “종단에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가운데 모두가 동참한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정부의 종교편향을 규탄했던 범불교도대회가 1회성 행사로 정치권 배타의 성격이 강했다면, 자성과 쇄신의 5대결사는 모든 원인을 우리 자신에게서 찾아 인과의 고리를 끊자는 것”이라며 범불교도대회와는 다름을 강조했다.
자승 스님은 현수막 철거, 정부ㆍ여당관계자의 신행 목적의 사찰 방문을 허용한 일련의 유화조치에 대해 “문화재 등 전통문화에 대한 정부인식의 변화가 감지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나라당이 전통문화발전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스님은 “본말사주지회의 등에서 총무원의 정부ㆍ여당인사와의 접촉불가 방침에 거센 반발이 있었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불국사 주지 스님은 직접 만나 이야기도 했다. 반발이 아니라 건의였다”며 종단 내부적으로도 화합과 리더십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포교원장 혜총 스님의 청불회 법회 참석도 문제될 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자승 스님은 “전쟁 중에 사신도 왕래했다”며 “108일 기도회향한 마당에 포교까지 등한시 할 수 없었다. 중생 구제를 위해서라면 지옥이라도 가야할 출가자가 청와대라고 못갈 이유가 있었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