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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경>은 불교 신자들이 가장 많이 염송하는 경전이다. 또한 국내의 여러 의례에서 널리 쓰이는 의례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저자는 불자들에게 널리 읽혀지는 <천수경>이 너무 오독이 많이 돼 있다고 주장하며, 의궤를 추적해 <천수경> 내용들의 본래 의미가 무엇인지를 파헤치고 있다.
흔히 불교계에서 ‘천수를 친다’라는 표현은 <천수경>을 의미하지 않으며, ‘천수’라는 말은 현재 한국불교에서 널리 읽히는 ‘신묘장구다라니’를 지칭한다. 또한 가치를 구하는 ‘나무’와, 수계와 서원이라는 ‘귀의’역시, 그 의미가 서로 다르지만 많은 본에서 ‘나무’를 ‘귀의’로 번역한다. 이처럼 저자는 “경전은 원전의 자료를 꼼꼼히 살피지 않고 문장에 쓰인 단어를 잘못 해석하거나 글의 문맥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 자의적인 판단으로 인해 오역하기 쉽다”고 말한다.
저자는 우선 기존의 <천수경> 해설서들이 일반적으로 <천수경>은 완결성을 지니고 있다고 입장을 취하는데 반해, <천수경>의 내용들이 역사적으로 적층됐고, 의궤라는 시공간 속에서 형성됐다는 점을 기본 전제로 삼는다. 이러한 역사적 사료를 근거로 제시하면서 시중에 유통 중인 많은 <천수경> 판본과 해설서 들을 통해, 그릇된 해석을 서로 비교하며 짚어보고 바른 의미가 무엇인지를 살펴본다.
이밖에도 <천수경>에 관한 문학적인 방법론을 통한 해석과, 진언을 문법적으로 분석해 어떻게 표기 방식이 변화됐는지를 살피고, 현대에 맞는 진언 표기가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한다. 책은 불교의궤의 전모를 엿보게 한다.
천수경, 의궤로 읽다|이성운 지음|정우서적|1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