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3.18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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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다 보니 절로 수행 되더라
바움의 미학 선보이는 법관 스님 ‘禪-2011’展



칸딘스키는 자신의 저서 <예술에 있어서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에서 예술은 정신작용임을 밝혔다. 예술은 대상을 모방하는 것에서 벗어나 예술가의 정신이 드러나야 한다는 말이다. 작품은 곧 작가의 마음이다. 예술적 행위를 수행으로 삼는 법관 스님은 그림을 통해 선(禪) 수행의 결과물을 보인다.

출가자에게 수행은 기본이다. 수행과 작품이 어떠한 상호 작용을 하는지는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으나, 수행은 인식을 확장시키고, 그 인식을 통해 자연과 교감해 영혼과 소통케 한다. 법관 스님의 작품은 수행의 미학을 통해 동서양이 구분되지 않는 표현과 정신적 사상을 표현한다.

스님의 작품은 순일한 색감과 다양한 구도가 특징적이다. 모든 작가들이 현실적으로 자기만의 색을 만들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관 스님은 그 어떤 사람과도 차별화되는 색을 통해 자신만의 구도를 만들어냈다.

석채와 안료를 적절히 혼합해 정화된 순일한 색감을 만들고, 캔버스 안에는 자유로우면서도 다양한 조형성과 균형감을 드러내는 구성을 선보인다. 또한 흑백의 조화처럼 푸르름과 붉음으로 이뤄지는 조화의 균형감은 자연과 우주의 질서를 형상화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스님의 작품의 핵심은 비움이다. 하나라도 더 얻기 위해 삶을 살아가는 우리네와는 달리, 스님은 삶과 작품을 통해 하나라도 더 비우려는 자세를 나타낸다. <금강경>에는 “모양을 떠나면 고요하게 사라진다”라는 말이 있다. 작품들은 형상에 머물지도 않고 색상에 머물지도 않으며 육근을 자극하는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구름처럼 흔적이 없어 사라짐을 느끼게 한다.



잘 그려야 한다는 생각, 색을 잘 써야한다는 생각, 작품을 통해 명예를 얻고자하는 생각 없이,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무엇인가를 느끼도록 강요하거나 요구하지 않는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보이지 않는 것이 또한 전부가 아니라는 스님의 생각이 작품을 통해 자유롭게 구현됐다. 어디에도 걸리지 않고 형상과 색에 마음을 소통하는 작업과정은 스님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다.

스님은 “수행으로, 수행삼아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진지하게 그리다보니 수행이 됐고, 좋은 그림이 됐다”며 “나는 다만 그림을 그리는 것이지 수행의 목적 또한 아니다”라고 말한다.

스님의 작품은 좋은 그림보다는 맑고 지극한 마음을 전달하는 그림이며, 수행을 통해 느낀 색감과 구도의 자유의 향연이다. 한 순간 마음속 깊이 비움을 느끼게 하는 스님의 ‘禪-2011’은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4월 13~19일, 강릉 문화예술회관에서 4월 26일~5월 5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02)736-1020
이은정 기자 | soej84@buddhapia.com
2011-04-11 오전 11: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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