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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반쪽, 토안의 날개가 돼 주세요
통장에 달랑 54000원

“우리 아들 어떻게 되는 건 아니겠죠? 스님…. 우리 토안을 제발 살려주세요.”
베트남 이주노동자 토안(27)의 아버지 마이반데(52)는 움푹 들어간 아들의 머리를 볼 때마다 가슴이 미어진다. 몸부림치며 통곡이라도 하고 싶지만 눈물도 안 나온다. 아무리 봐도 내 자식에게 이런 일이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아들이 정상적인 생활만 할 수 있기만을 기도할 뿐이다.

토안은 경북 칠곡군 왜관 직물공장의 성실한 일꾼이었다. 2007년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온 그는 서울ㆍ경기 지역에서 온갖 궂은일을 경험하고 왜관까지 내려왔다. 힘들었지만 그는 일을 해서 돈을 벌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한국에 올 때 빚진 2000만원과 베트남에 남아있는 가족들을 생각하면 이를 악 물고 일해야 했다. 한국에서 일할 수 있을 때까지 일하고 싶었다. 한국에서 배운 기술과 번 돈으로 베트남에 돌아가 하고 싶은 일도 많았다.

2010년 7월 7일. 장을 봐 오토바이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토안은 신호를 위반하고 좌회전 하던 차량에 충돌했다. 헬멧을 쓰지 않은 채 운전하던 토안은 두개골과 두개저(頭蓋低) 밑 앞면 골절상으로 뇌의 절반가량을 제거해야 했다. 사고당시 엄청난 충격으로 기억의 대부분이 사라지고 정신연령은 초등학생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화도 단어 한 두 개 정도를 조합시켜 겨우 말할 뿐 문장형태의 말을 할 수 있을지는 1년은 두고 봐야 알 수 있다. 이런 와중에도 토안은 “공장, 일” 이라며 일 생각만 하는 아들을 바라보는 아버지는 가슴이 더욱 아파온다.

토안 아버지는 토안의 첫 수술 후 8월 아들 간병을 위해 한국에 와 있다. 한국 의술을 믿어 보지만 “확답을 주기는 어렵다”는 의사 선생님들의 말만 머릿속에 메아리친다. 사고 후 두개골 절제수술에 이어 1차로 함몰된 두개골 성형수술을 했지만 염증이 생겼다. 다시 두개골을 제거하고 2월 15일 두개골 성형수술을 재시도 했다. 하지만 1차 때 생긴 염증의 뿌리가 깊어 다시 지난 3월 두개골을 다시 제거했다. 재성형 수술을 할 때까지 함몰된 상태로 1년 정도는 기다려 봐야 하는 상황이다.


1차 수술 후 마땅히 거처할 곳이 없던 토안은 이주여성긴급전화 통역봉사자의 소개로 구미 꿈을이루는사람들 마하붓다센터(대표 진오)에 머무르고 있다. 다행이 병원비는 보험처리하기로 됐지만 병원비는 병원치료를 다 마치고 난 이후 토안의 지능지수, 장애등급, 노동능력상실 정도 등의 등급에 따라 보험비가 지급된다. 한국에서 토안은 돈을 벌면 빚을 갚기 급했고, 그동안 아버지와 함께 생활하면서 든 생활비를 대고 나니 통장에 잔고는 5만 4000원 뿐. 앞으로 1년 동안 병간호에 드는 비용을 어떻게 감당해야할지 토안도 아버지도 막막하기만 하다.

그의 아버지는 두개골이 없는 아들 모습도 모습이지만, 자칫 머리에 조그마한 충격이라도 가해질 상황이 늘 염려스럽다. 마하붓다센터 대표 진오 스님과 박재수 센터장에게 병원에 명의를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방법 외에는 없었다.
아버지의 걱정에 센터에서는 24일 토안을 서울대 병원에서 재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병원에서는 3개월 정도 후 재수술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담당의사는 걱정하던 아버지와 토안에게 “토안과 같은 경우도 많고, 회복할 수 있는 확률도 높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한 숨 돌린 아버지와 토안은 잠시나마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베트남에 두고 온 가족들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토안의 조부모와 어머니, 남동생과 세 명이 남아있는 집에 지난 11월 화마까지 덮쳐 걱정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도 모를 지경이다. 토안의 베트남 집이 있는 탱화이 지역은 태풍이 잦아 가난하기로 유명한 곳이다. 2000여 평에서 농사를 짓고 있지만 하루아침에 망치는 일이 허다해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작은 희망이 생겼다. 토안의 사연을 안타깝게 바라보던 마하붓다센터 진오 스님이 토안을 돕기로 했다. 스님은 4월 23~24일 서울에서 열리는 108km 마라톤대회에 참가해 토안에게 희망을 전한다. 진오 스님은 마라톤 참가자 중 후원자 108명을 모아 1km마다 100원의 후원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1만 800원 씩 108명의 후원금 116만 6400원. 결코 토안의 고통에 비하면 많은 돈은 아니지만 스님은 작은 나눔이 큰 희망을 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농협 301-0078-2689-01 예금주 꿈을이루는사람들(토안을 돕기 전용계좌) 4월 1일~ 30일
이상언 기자 | un82@buddhapia.com
2011-03-29 오전 9: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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