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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란 마음을 열고 가족처럼 노는 것”
오성열 우리는선우 봉사팀 팀장
‘우리는선우’ 봉사팀은 2년 주기로 봉사활동 기관을 변경한다.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도움을 전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원칙은 1999년 경 연꽃마을 요양원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깨지고 만다. 2년의 봉사활동을 마치고 작별인사를 할 때 눈물을 흘리시던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차마 뿌리칠 수 없었던 것이다.

“한 달에 한번 정기적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그 시간 동안 참 많은 정이 들었어요. 이제는 정말 한 가족과 다름없습니다. 어르신들과 우리 모두 봉사활동 날만 기다립니다.”

오성열(45) ‘우리는선우’ 봉사팀 팀장의 지론은 ‘즐겁게 봉사하자’이다. 봉사 대상자들과 즐기면서 소통하는 활동이 참된 봉사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오 팀장은 봉사활동 내내 팀원들의 사기를 북돋고, 우스갯소리도 하면서 활기찬 분위기를 만든다.

팀원들에게도 묵묵히 ‘노력봉사’만 하지말고 어르신들과 대화를 하면서 마음을 나누라고 조언한다. 요양원에 계신 어르신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드리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봉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연꽃마을 요양원에서의 이런 적극적인 봉사활동은 오 팀장과 그의 아내를 ‘평생의 인연’으로 맺어주는 다리가 됐다. 오 팀장은 함께 봉사활동을 하면서 지금의 아내와의 사랑을 확인하고, 결혼까지 성공했다. 봉사활동을 통해 인생의 반려자를 얻게 된 셈이다.

오 팀장과 ‘우리는선우 봉사팀’은 도배, 페인트칠, 목욕, 밭일 등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라면 무엇이든 솔선수범이다. 일 년에 한 번은 요양원 어르신 및 직원들과 함께하는 캠프파이어를 열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이런 적극적인 모습에 어르신들도 친자식처럼 대해준다. 오 팀장과 봉사팀이 올 때마다 직접 커피를 타주시는 할어비지도 있고, 사위나 아들처럼 안아주시는 할머니들도 계시다.

“정말 즐겁습니다. 딸 아이 돌 때 어르신들이 잔치에 보태라고 꼬깃꼬깃한 돈을 주실 때는 정말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 그 때를 떠올리면 지금도 눈물이 납니다.”

오성열 팀장은 요양원 직원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쏟는다. 매일 어르신들을 대하는 직원들이 행복하고, 즐거워야 어르신들에게 더 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 팀장은 한 달에 한 번 봉사를 하는 자신들과 달리 매일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직원들이 더 대단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성열 팀장은 봉사활동을 통해 가장 큰 행복을 느끼는 사람은 그 누구보다 봉사자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타인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행복이고, 자신들을 기다려주는 어르신들이 있기 때문에 행복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선우 봉사팀’은 복을 빌지말고 지으라고 했던 부처님의 말씀을 봉사로 실천하고 있다고 믿는다. 팀원 중 누구도 봉사활동이 피곤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꾸준한 봉사활동이 어렵지 않냐는 질문을 가장 싫어한다.

“저희가 대단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희보다 더 열심히 하고, 적극적인 봉사자들이 많습니다. 그저 시골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뵙고, 함께 즐긴다는 마음으로 매월 요양원을 방문하고 있을 뿐입니다.”

틀에 얽매이지 않은 이런 진심은 어린 아이에게도 그대로 전달된 모양이다. 오 팀장의 7살난 어린 딸은 연꽃마을에서 봉사를 하는 날이면 할아버지, 할머니가 보고 싶다며 빨리 가자고 아침 일찍부터 재촉한다. 어르신들도 오 팀장의 딸이 오면 주려고 과자를 모아두기도 한다. 예쁜 손녀딸을 기다리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마음인 것이다.

“봉사는 숨어서 아무도 모르게 해도 부처님은 다 알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봉사활동을 통해 누구를 만나건, 다 가족이라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진짜 가족이라는 마음가짐 속에서 함께한다는 생각으로 활동하는 것이 진짜 봉사라고 생각합니다.”

오성열 팀장은 연꽃마을 요양원에 갈 때면 늘 부처님을 뵈러 간다는 마음이다. 봉사를 통해 경전에 적힌 부처님의 말씀들을 하나하나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어르신들의 불심도 대단해 항상 오 팀장을 놀라게 한다. 이런 오성열 팀장에게는 작은 꿈이 하나 있다.

“어르신들이 불심이 참 대단하십니다. 언젠가 이런 어르신들과 요양원 직원들과 함께 인도에 가보고 싶습니다. 어르신들도 부처님도 참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오성열 팀장은 주변 사람들에게 절대 봉사활동을 강제로 권하지 않는다. 하지만 봉사의 참된 의미를 이해하고 함께하는 사람들에게는 마음 편히 봉사 할 수 있도록 최대한 가족같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처음에 가족같은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봉사자가 마음의 문을 열면 어르신들도 마음을 열고 가족처럼 반겨주십니다. 불자라면 누구나 봉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조금만 더 용기를 내서 꾸준히 실천하면 될 뿐입니다.”
박기범 기자 | smile2@hanmail.net
2011-03-28 오후 12: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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