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개발 저지 4대 종단연대회의’가 4대강 사업 반대를 위한 공동 기도회를 준비 중이지만 불교계의 참여가 미약할 것으로 전망돼 4대강 사업 반대의지가 실종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연대회의는 4월 8일 서울 시청 앞에서 4대강 사업의 부당성을 다시 한 번 국민들에게 알리고, 시민불복종 운동의 일환으로 물이용 부담금 보이콧 선언 등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각 종단들은 이번 기도회에서는 성직자들의 대규모 참여가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종단별 성직자 참여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천주교와 원불교는 현재 각각 100명 이상의 성직자 참여를 예상하고 있으며 개신교는 200명 이상의 성직자들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이날 기도회에는 연대회의 소속은 아니지만 천도교에서도 참석해 4대강 사업 반대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그러나 불교계는 3월 24일 현재까지 공동 기도회 참석을 밝힌 스님들의 숫자가 50명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교환경연대 명계환 조직국장은 “현재 스님들과 불교계의 참여 독려를 위해 노력 중이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다. 3월 말까지는 인원을 확정해야 하는데 타 종단에 비해 참석 인원이 턱 없이 부족할 것 같아 걱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연대회의는 4대강 사업 4개 구간에서 종단별로 3월 1일 기도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이 날 기도회에 불교계는 내부 상황과 준비기간 부족을 이유로 홀로 불참했다.
조계종은 2월 중순 경 연대회의로부터 3월 1일 기도회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러나 조계종은 준비 기간이 촉박하고, 기도회 참석을 위해 연대회의에 참석해 온 불교환경연대가 최근 내부적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상황 등을 이유로 끝내 불참했다.
결국 3월 1일 기도회는 불교계가 담당하기로 한 낙동강 낙단보를 제외한 금강(개신교), 두물머리(천주교), 영산강(원불교)에서만 기도회가 진행됐다.
이에 대해 불교계 내부에서도 지난해 말 4대강 사업 반대를 공식적으로 밝혔던 조계종의 의지가 실종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연대회의측도 실망스러운 반응을 보이면서도 앞으로의 연대가 지속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양재성 생명강 기키기 기독교행동 상임집행위원장은 “다른 종교에 대해 뭐라 말하기 어렵고, 불교계의 상황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불교계의 불참이 아쉬웠다. 하루 빨리 내부 상황이 정리돼서 4대강 반대를 위한 불교계의 역할을 강화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원불교 강해윤 교무는 “환경문제에 대한 불교계의 역할과 능력은 모두가 인정한다. 연대를 유지하면서 4대강 반대를 위한 행동에 불교계가 지속적으로 동참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불교환경연대는 총무원에 협조를 요청하고 각 사찰에 4월 8일 기도회의 적극적인 참석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하는 등 내부적인 동력이 약해진 불교환경연대가 이번 기도회를 독자적으로 성사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총무원 사회부 관계자는 “4대강 사업 반대에 대한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4월 8일 기도회에 많은 스님들과 신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각 교구본사에 공문을 보내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안명균 4대강 범대위 집행위원은 “중립적인 종교계가 성직자 개인이 아닌 전체가 반대활동에 참여한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다. 그만큼 4대강 사업이 문제가 많다는 의미다. 공사가 많이 진행됐지만 강을 되살리기 위해서라도 4대강 반대활동에 종교계가 계속 힘을 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