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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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 기자의 불교사진이야기-69.삼월

며칠은 가랑비가 날짜를 휙휙 넘기더니 며칠 째 꽃샘추위가 날짜를 붙들고 섰다. 3월의 보폭은 예측불허다. 며칠이 휙 지나간 것 같을 때도 있고, 몇 날이 그대로인 것 같을 때도 있기 때문이다. 이 때쯤이면 꽃이 피기 시작한다. 꽃을 볼 수 없는 곳에서 차를 몰고 남쪽으로 내려가면 꽃을 볼 수 있는 시기가 3월이다. 마치 차를 모는 몇 시간 동안 꽃이 핀 것 같다.
고창 선운사. 돌담 너머로 노란 산수유가 피었다. 며칠 붙들렸던 날짜가 다시 도망가기 시작했다. 다시 차를 몰고 북쪽으로 올라가면 꽃은 질 것이다. 그랬다. 차를 모는 몇 시간 동안 돌담 너머 노란 산수유는 모두 져버렸다. 그랬다. 그 해 삼월은 그렇게 지나갔다.
다시 3월. 곧 꽃이 필 텐데 슬픔 속에 서게 된 이들이 있다. 잠 못 이루는 이에게 하룻밤은 길다고 했던가. 꽃피는 3월이지만 슬픔 속에 있는 이에게 올 3월은 길기만 할 것 같다. 몇 해 전 돌담 너머에 핀 노란 산수유가 생각난다.
박재완 기자 | wanihollo@hanmail.net
2011-03-21 오후 6: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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