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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심만으로 살 수 없잖아요
NGO, 각 사찰 사람 못 구해… 적정임금ㆍ근로환경부터 정비해야
인재불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어린 시절부터 인재를 육성하거나 유입된 인재를 잘 유지하고 재교육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현재 불교계에서는 육성을 위한 교육기관도 턱없이 부족하고, 활동가들에 대한 처우도 낮은 상황이다.

#인재를 키워라. 학창 시절 개종한다.
현재 불교계에는 동국대, 위덕대, 금강대, 중앙승가대 등 4개 종립대학이 인재양성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2008년 문광부가 발표한 ‘한국의 종교별 현황’에 따르면 개신교가 설립한 대학은 49개, 천주교는 12개. 유치원ㆍ초ㆍ중ㆍ고교 및 특수학교 현황을 살펴봐도 개신교는 285개, 천주교 211개, 불교는 133개에 불과하다.

이 조사에서 불교계 교육기관은 초등학교의 경우 서울에 한 곳 뿐이며 대부분이 서울, 경기, 부산에 편중돼 있다. 특수학교의 경우는 개신교가 21곳, 천주교가 8곳을 운영 중이나 불교는 한 곳도 없었다.

전문가들은 종립교육기관 확충이 개신교의 성장을 뒷받침했다고 공통적으로 지적한다. 학창시절이 평생의 가치관 형성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종립 교육기관 부족은 인재 양성의 걸림돌일 수 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시간을 내서 종교 활동을 하지 않는 이상 하루의 절반 이상을 활동하는 학교에서 자연스럽게 이웃 종교의 가르침을 받을 수밖에 없다.

불교계에서도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교육사업에 대한 관심이 차츰 늘어나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인덕원 이사장 성운 스님은 인덕원이 위치하고 있는 은평구에 불교계 유아교육기관을 설립,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또한 2000년대 이후 은정불교문화진흥원, 성준장학재단 등 많은 장학재단들이 설립돼 불교계 우수한 인재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며 인재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은정문화재단의 이사 성효 스님은 “교육불사는 매우 절실한 부분임에도 이웃종교에 비해 매우 뒤처져 있다. 해방기에 급격히 늘어난 이웃종교의 학교법인이 현재의 결과를 낳았다. 불교의 미래를 위해 각 세대별 콘텐츠 개발과 직접적인 장학 수혜 등 교육불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재를 잡아라…턱 없이 낮은 임금이 발목 잡아

불교계의 젊은 인재 영입과 육성의 최대 걸림돌은 열악한 근무환경과 저임금이다. 임금개선을 요구할 경우 신심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특수성도 젊은 인재들의 유입을 차단하는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종단의 활동을 감시하고 대안을 제시할 불교NGO에는 20~30대 활동가나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같은 단체에서 활동하는 인재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종단에 대한 감시와 대안 제시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감시와 견제가 없는 권력은 더딘 발전을 보이면서 쇠퇴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불교NGO들은 내규에 따른 명확한 임금 규정 체계가 미흡하고 임금 수준이 낮아 젊은 인재영입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참여불교재가연대 정도만이 구체화된 임금 체계와 규정을 갖고 있다. 재가연대는 대졸 초임 간사의 경우 월130만원 선에서 급여가 결정된다. 이는 일반적인 불교NGO들의 간사 초임 임금보다 30~40만원 가량 높은 수준이며 재정적으로 안정된 것으로 알려진 아름다운재단과도 비슷한 규모다. 재가연대는 이 밖에도 가족수당과 호봉제를 시행하면서 활동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전국 각 사찰의 종무원들도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주요사찰을 제외한 일선 사찰의 이들은 대부분 4대 보험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일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조계종이 ‘나눔결사’를 실천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불교계에서는 말사 종무원들의 처우 개선 등 내부의 ‘나눔’ 문제도 돌아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신심을 바탕으로 불교계에서 오래 활동한 인재들조차 떠나게 만들고 있다. 젊은 시절부터 다년간 활동을 해도 결혼과 출산을 앞두면 재정적 현실 문제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면서 불교계를 떠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정웅기 참여불교재가연대 사무총장은 “근로 여건 개선 등 체계가 잡히지 않으면 젊은 인재들이 불교계에 오지 않을 것이다. 임금이 아니어도 불교계가 가진 복지, 교육 등의 컨텐츠를 활용해 젊은 인재 육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범 노덕현 기자 | smile2@hanmail.net
2011-03-21 오후 5: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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