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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붓다' 만드는 게 내 꿈
'buddha'시리즈 통해 키네틱 아트 선보인 왕지원 작가



시대가 변함에 따라 점차 순수예술 분야의 경계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현대 예술가들은 점점 자유로운 상상력과 창의성으로 다양한 매체와 내용이 혼합된 작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작품을 위해 다양한 소재들이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최근에는 불교의 이미지를 현대미술에 응용시킨 작품들이 늘고 있다.

최근 불교적 이미지를 통해 새롭게 키네틱 아트(Kinetic Art)를 선보이는 이가 있다. 바로 키네틱 아티스트인 왕지원 작가다. 움직이는 예술을 뜻하는 키네틱 아트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생소한 장르지만, 점차 새로운 장르로 자리를 잡아가는 추세이다.

어릴 적부터 움직이는 것을 좋아했다는 왕지원 작가는 최우람 조각가 밑에서 오랫동안 어시스던트 일을 해오면서 자연스럽게 키네틱 아트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왕 작가는 2009년부터 ‘buddha’시리즈를 통해, 부처의 형상을 한 기계 모형작품들을 선보여 왔다.

“2002년에 교통사고를 크게 당해 6개월 동안 입원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사람의 몸이 망가지고 늙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내가 기계가 된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후 로봇을 인간으로 형상화해 전시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2007년 첫 개인전 당시만 해도 그의 작품에선 불교에 대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왕 작가는 “부처의 이미지를 작품에 착안하게 된 것은 첫 개인전 당시, 어느 할머니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절을 하는 광경을 목격하고 나서부터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그 장면을 보고 ‘내 작품이 불상처럼 보일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이후 불교에 관련된 책과 자료들을 살펴보면서 불교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붓다가 태어나서 출가해 깨달음을 얻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아름답게 느껴졌고, 저에겐 붓다가 마치 신처럼 초월적인 인물로 보여졌습니다. 그래서 제가 항상 생각해 오던 기계로서의 초월함과 붓다의 이미지를 섞어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왕지원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일부러 불교와 관련된 의미는 부여하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말하고자 한 초월의 의미는 불교에서 말하는 수행의 의미와 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왕 작가는 불교에 대해서 더욱 열심히 공부했다고 한다.
“붓다가 일초를 억겁으로 사는 과정을 통해 해탈을 이루었듯이, 저는 기계를 통해 해탈을 이루고 더 좋은 존재로 나아간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왕지원 작가가 이렇게 해서 완성한 ‘붓다’작품은 현재까지 8점에 이른다. 보통 작품 당 짧게는 2~3달에서 길게는 1년 정도의 작업시간이 소요된다. 작품의 작업도 거의 모든 부품이 주문제작으로 이뤄져 작품에 투자되는 비용만도 만만치 않다. 그래도 왕 작가는 작품이 완성될 됐을 때 가장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키네틱 아트가 움직이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보니, 어느 때는 너무 움직이는 것에만 집중해 제가 예술가가 아닌 과학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작품을 할 때 움직임을 최소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씁니다.”

왕지원 작가의 작품은 올해만 벌써 11번의 전시에 참여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작품의 인기 비결을 묻자 왕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단지 이 전시 저 전시 끼워 넣기 좋은 소재일 뿐, 작품이 결코 훌륭해서는 아니다”라고 손사래 친다.

“교토에 갔을 때, 십이나한들이 둥그렇게 큰 불상을 감싸고 있는 것을 봤습니다. 아마도 ‘buddha’시리즈의 작업은 십이나한이 마지막이 될 겁니다. 지금까지는 관음보살, 미륵보살 등 주로 보살을 위주로 작업을 했는데, ‘buddha’의 마지막은 진짜 ‘부처’를 만드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왕지원 작가는 올해 말 쯤에 뉴욕에서 개인전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왕지원 작가의 작품은 서울시 안국동에 사비나미술관에서 봄 특별기획전으로 마련된 ‘다중감각’전에서 4월 15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02)736-4317
이은정 기자 | soej84@buddhapia.com
2011-03-21 오전 11: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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