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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로움만이 바람직한 삶의 가치인가에 대해 회의감을 많이 느낀다. 많이 일하고, 많이 벌고, 많이 먹고,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적게 웃는 삶이 과연 행복일까 하는 회의 말이다. 하기는 그 반대로 산들 어떤가. 적게 일하는 대신 적게 벌로, 적게 먹고, 많이 웃는 그런 삶 말이다.”(본문 47쪽·소설가 최성각)
3월 11일 일본에 대지진이 발생했다. 강력한 지진과 쓰나미, 원전 방사선 누출 사고까지 겹치면서 일본은 최악의 국가적 위기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재앙보다 사람들을 더욱 놀라게 했던 건 다름 아닌 일본인들의 시민의식이었다.
전쟁이나 자연재해 같은 재앙 속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각종 범죄와 부조리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일본인들은 담요가 부족하면 둘로 찢어 나눠 쓰고, 각종 식료품은 자신이 먹을 만큼만 구입하는 등 침착한 모습으로 재난에 대처하고 있었다. 이러한 일본인들의 모습에 외신들은 일제히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며 호평을 쏟아냈다.
사람들은 과한 줄 알면서도 다른 사람과 비교하느라 욕심을 내려놓지 못한다. 또한 나는 배려하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은 나에게 배려하길 바란다. 누구나 이런 이기심을 마음에 꼭 쥐고 살아간다.
사실 인생은 조금 천천히, 조금 덜 정확하게, 조금 손해 보며 살아도 문제 될 것이 없다. 조급한 마음으로 분주하게 삶은 살아가지만, 실은 누구나 삶의 여유를 꿈꾼다. 만화가인 최영순은 이렇게 삶의 여유를 꿈꾸는 이들을 위해 짧은 만화와 글을 통해 세상살이 경험과 지혜를 일깨워 준다.
저자는 <마음 밭에 무얼 심지?> <행복 콘서트> 등 ‘명상 만화’라는 새로운 장르의 카툰으로 10만 독자들에게 사랑받아 왔다. 더 강하고 자극적이지 않으면 주목받지 못하는 현 시대에 자칫 밋밋하고 평이하게 느껴질 수 짧은 컷의 만화들이 오히려 잔잔하고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 감동을 선사한다.
86편의 이야기에는 살림을 배워 가는 새댁, 자녀 교육을 걱정하는 부부, 가족의 건강을 챙기기 바쁜 엄마, 쉴 틈 없이 일하는 가장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인공들이 등장하며 삶에서 잊지 말아야 하는 가치들을 유머러스하게 꺼내 보인다.
저자의 책을 읽는 이들은 “마음에도 온도가 있다면 한 2~3도는 올라갈 것이다” “읽는 내내 나도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란 걸 느꼈다. 나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도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읽는 건 30분이면 족한 책인데, 마음으로 읽는 건 하루가 걸릴 수도 열흘이 걸릴 수도 있는 책이다” 등으로 평한다.
행복 호르몬인 엔도르핀보다 4000배나 강력한 기적의 호르몬 다이도르핀은 바로 ‘감동’이 있어야 분비 된다. 여느 마음공부 책들이 어렵게 느껴진 이들이라면, 저자의 만화를 통해 힘겨웠던 어깨를 풀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하다.
저자는 책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 “바람을 마주하고 먼지를 털면 그 먼지가 다시 내게 날아오듯이 미움을 미움으로 대하면 그 미움이 나에게로 돌아옵니다. 성낼 곳에서도 마음 한번 바꾸면 금세 평화가 찾아옵니다. 마음이 번거로우면 세상이 번거롭고, 마음이 깨끗하면 세상 또한 깨끗해집니다. 그 한 순간의 생각들이 모여 우리의 삶을 만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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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한번 바꾸면|최영순 글·그림|고즈윈|1만1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