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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톰, 마징가 제트, 건담은 어디갔나요
유정길 (에코붓다 공동대표)
이제 지진이 무서운게 아닙니다.

15일 밤 10시30분, 도쿄 남쪽 후지산 근처 시즈오카에서 진도 6.0의 지진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한 5분 동안 흔들렸습니다. 전날인 14일 오후에도 5.5의 지진이 있었습니다. 실제 그 전날에도 수십 차례의 지진이 있었습니다.

11일 문제가 된 진도 9.0의 지진을 이미 경험해서인지. 처음의 공포심은 줄고 제법 적응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만간 강한 지진이 또 온다고 하는 군요. 일본은 이미 건축물의 내진설계가 잘되어있어 그 강진에도 신기하게 무너진 건물이 거의 없습니다.

이번에 가장 큰 피해는 지진이 아니라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津波)가 일본의 북동쪽해변 도시를 휩쓸고 지나가 현재 4000여 명의 사상자와 1만3000명이 실종된 피해였습니다.

지금 일본의 모든 종교단체들과 TV, 사회단체들 모두가 이 참담한 재난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대대적인 모금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105명의 119구조대를 시작으로 독일, 뉴질랜드, 중국등 세계의 도처에서 많은 구조단들이 속속 도착하여 구조활동을 전개하려 하고 있고, 조계종총무원을 비롯하여 한국정부와 수많은 사회단체들도 대대적인 지원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일본에 대해 미운감정을 갖고 있던 나라들도 마음을 바꾸어 모두 인도적인 지원을 위해 팔을 걷어부치고 있습니다.

대체로 이러한 재난이나 전쟁으로 인한 재난지역의 구호활동은 유엔기구가 현장에 대책본부가 설치되어 국제NGO와 여러 지원기구들이 활동할 지역을 분담하고 조정하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해왔습니다. 그런 나라들은 대체로 가난한 분쟁국가이기 때문에 유엔의 역할이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가난한 나라가 아닌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며 사회체계도 잘 발달되어 있는 나라인데다가 혼란 속에도 국민들은 침착하게 대응하는 수준높은 나라입니다.

그러나 현재 일본은 이러한 재난구호를 제대로 치를 수 있는 행정적 준비가 안되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정부는 오로지 핵발전소사고의 해결에 매여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모든 구호단들이 본격적인 재난복구활동은 꿈도 꿀수 없습니다. 파괴된 도시에서 그나마 살아있을 가능성 있는 사람들의 인명구호활동이 가장 급선무이기 때문에 현재 거기에만 치중할 뿐입니다.

원자력발전소사고로 인해 재난복구활동도 지장

후쿠시마의 원자력발전소의 사고로 인해 구호활동도 재난복구활동도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3호기, 1호기에 이어 사용 후 핵연료를 넣는 4호기가 폭발했습니다.

그리하여 전국민을 상대로 하여 전후 최초로 계획정전이 실시되고 있습니다. 정전이 실시되고 있는 지역에는 신호등도 들어오지 않아 경찰들이 교통정리를 합니다. 그동안 2~3분에 한번씩 다니는 동경의 중요 전철인 야마노테선도 30분에 한번씩 밖에 안다닙니다. 곳곳에 전철운행이 되지 않아 출근도 통학도 어렵고 산업활동도 중단되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가장 걱정되는 것은 바로 원자력발전사고로 인한 방사능피해입니다.

끊임없이 관방장관이 나와서 생각보다 심하지 않으며 곧 안정된다고 하더니, 연이어 심각한 장면이 계속됩니다. 오늘 육상자위대가 시누크 헬기를 동원하여 바다물을 퍼서 냉각시키려하다가 공중의 방사능이 워낙 심해서 활동을 중단했습니다. 정부와 TV에는 그동안 별문제 없는 것처럼 말합니다. 그 발표를 믿고 싶습니다. 그리고 정부의 통제능력을 제발 신뢰하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상황은 아직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석유공급이 안되어 동경 동북부지역에는 휘발유를 사려는 사람으로 줄을 서있고 2,000엔이상의 석유는 팔지 않아 자동차의 주유를 위해 1~2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착한 일본국민들은 현재 다른 일본인 모두가 불안해하는 걸 압니다. 그래서 자기의 불안으로 남을 더 불안하게 말들까 봐 드러내지도 않습니다.

오늘 천황이 재난의 피해자들을 위한 애도사를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또 한편에는 핵발전소사고에 대한 설명과 방사능에 노출되었을 때를 대비한 국민들의 대응수칙을 친절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TV는 모든 프로그램은 중단되었고 재난중계방송으로 전면 전환된 지 이미 1주일이 가까워 오고 있습니다.

우주소년 아톰, 마징가제트, 건담은 어디갔나요

도대체 일본과 세계를 구할 우주소년 아톰, 철인 28호, 마징가제트, 건담은 어디갔나요? 과학기술에 관한한 세계적인 첨단을 달리는 나라가 이렇게 자연재해에 왜 이리 무력할까요?

오늘날 문명 발전의 토대가 된 전력생산을 위해 만들어진 일본의 50여기 핵발전소는 충분히 관리통제가 가능하다고 호언장담을 해왔던 원자력산업이었습니다. 스리마일 섬 사건과 체르노빌사건으로 숨죽였던 그들이 온난화위기가 닥치자 과거의 모든 사건사고를 잊으라며 그것을 녹색기술 청정기술로 둔갑시켜 기세를 부리던 것이 바로 어제였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역시 거짓입니다. 일본만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이제 과학기술로 자연을 제압할 수 있다는 인간생각은 큰 오만이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더욱이 거대한 과학기술을 철석같이 신뢰하며 만드는 우리나라의 4대강개발은 오만한 인간의 자연개조의 상징이 될 것임을 언제쯤 깨우칠 수 있을까요

일본은 과학기술은 지금까지 지진이라는 자연적 위기에는 잘 대응해왔습니다. 그러나 쓰나미라는 또 하나의 자연의 힘에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더욱이 핵발전소사고에 대해서는 더욱 더 속수무책입니다. 이글을 쓰고 있는 지금 16일 밤 10시 45분, 동경의 동쪽 치바현에서 발생한 5.3의 지진으로 또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 흔들리는 것은 원자력발전산업이며 과학기술맹신주의입니다.

하루가 1년 같은 지금이지만 이 재난 속에도 결국 우뚝 일어날 일본국민들을 믿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함께 극복할 세계의 선한 양심들의 노력을 믿습니다. 그리고 믿고 싶습니다. 저를 아끼는 많은 분들로 부터 빨리 일본을 떠나라는 전화를 받고 있지만, 이 위기를 박차고 일어나는 세계사적 현장을 대면하며 함께하는 기회를 놓칠수 없지요.

이제 일본 국민들에게 즐겨 사용하는 이 말을 그들에게 하고 싶습니다.

본 국민들이여, 간밧데 구다사이 (かんばってくたさい 끝까지 힘써주십시오)

센다이 갈 준비하며. 3월 16일 밤 11시
유정길 에코붓다 공동대표 |
2011-03-19 오전 11: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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