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이 지진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에 구호팀 선발진을 3월 15일 급파했다. 사회국장 묘장 스님을 팀장으로 하는 조계종 긴급 구호활동팀 선발진은 현장 상황을 확인하고 조계종에서 지원할 수 있는 구호 활동 파악에 나선다. 원자력 발전소의 추가 폭발 위험과 잇따른 여진으로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선발진은 17일 오전 센다이시로 향했다. 센다이시 주민들은 계속 안전한 곳을 찾아 도시를 떠나고 있고, 취재 기자들마저 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
# 3월 15일- 위험한 상황 불구 일본행 비행기 탑승
조계종 긴급 구호팀 선발진은 팀장을 맡고 있는 사회국장 묘장 스님 이외에 이용권 서호노인복지관 관장, 이운희 조계종사회복지재단 과장, 권성행 총무원 사회부 주임, 유정석 조계종사회복지재단 자문위원 등 총 5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스리랑카, 파키스탄, 아이티 대지진 등 해외긴급재난구호활동 경험이 많고 통역 및 현지가이드가 가능하다.
대형 재난 앞에서 실의에 빠진 일본인들에게 한국불교의 자비를 전하기 위한 구호팀 파견이지만 선발진 발대식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뉴스를 통해 계속 전달되는 일본의 상황이 그 누구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일본 지진해일 재난구호 대책위원회 위원장 혜경 스님도 “어려운 상황에 구호팀을 파견해 마음이 무겁다. 나눔 결사의 진정한 실천을 위해 다같이 노력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계종 긴급 구호팀 선발진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앞에서 발대식을 갖고, 일본인들을 위한 묵념 후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저녁 6시 50분 비행기로 일본으로 출국한 선발진은 4박 5일간 피해지역인 이바라키현 현장조사를 통해 현지상황을 파악하고, 필요물품과 의료지원, 인력투입 등 효과적인 본진 파견을 위한 준비에 돌입한다.
# 3월 16일- 일본 중앙재해대책본부 방문
16일 오전 선발진은 두 팀으로 나누어 본격적으로 현지조사를 실시했다. 일본후생성 산하 중앙재해대책본부를 방문하고, 주일한국대사관 구호단체회의에 참석해 구호활동을 위한 주의사항을 전달 받았다.
오후에는 이바카리현 이재민 대피소를 방문해 실의에 빠진 이재민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현지상황을 파악해 필요자원 및 인력투입 구성 등 세부적인 구호활동 계획 수립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또한 현지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 지진피해가 가장 극심한 미야기현 센다이시에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긴급재난구호봉사대는 “평소의 20배에 달하는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었다는 공항관계자의 우려와 밤새 지속되는 여진으로 공포감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불안과 공포 속에 떨고 있을 수많은 이재민의 모습이 떠올라 한시라도 빨리 구호활동을 펼쳐야겠다는 결의를 다졌다”고 전했다.
# 3월 17일 - 위험지역 센다이시로 출발
일본에서도 센다이시는 원전 폭발과 대규모 쓰나미, 폭설, 여진 등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 그만큼 추가 위험도 높아 각 국에서는 센다이시의 교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장을 취재 중인 기자들마저 센다이시를 탈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조계종긴급재난구호봉사대 선발진은 이런 위험 속에서도 17일 오전 센다이시를 향해 출발했다. 당초 차량 렌트를 통해 이동할 계획이었으나 여진과 방사능에 대한 공포로 현지 안내인과 운전기사가 동행을 거부하면서 도쿄에서 기차를 이용해 니카타현으로 이동 후 다시 6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센다이시로 진입하기로 했다.
원전의 폭발 위험으로 현재 모든 구호단체의 현지 활동은 제약을 받고 있다. 그러나 선발진은 최대 피해지역의 현지 조사가 있어야 제대로 된 구호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고 판단해, 센다이시 진입을 결정했다.
선발진은 일본에 체류 중인 유정길 에코붓다 대표의 도움으로 일본 내 불교계 NGO단체인 조동종 산하 SVA(Shanti Volunteer Association)와의 연계를 통해 현장조사, 베이스캠프 물색 등 세부계획을 협의했다.
#3월 18일 - 민간단체 최초로 구호활동 시작
선발진 5명은 18일 오전 최대 피해지역인 센다이시에서의 현장조사를 시작했다. 선발진은 휴대한 모든 식료품과 방한물품을 이재민들에게 모두 전달했다. 오후에는 재난대책본부를 찾아가 향후 계획을 공유하고 한일 양국에서 동시에 49제를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