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4.11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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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자 소리를 듣는 종교인들
김영국 컬럼
조용기 목사가 “일본 지진은 우상숭배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라고 발언을 하였다. 그가 믿는, 그리고 그를 부자로 만들어준 하나님 입장에서는 그럴듯한 발언이다. 이에 대해 진중권 씨는 “정신병자들이 목사질을 하고 자빠졌다”고 비난을 했다.

정말 타인의 불행, 어려움, 고통을 바라보며 안타까워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들먹이며 예수를 안 믿어서 그렇다고 하는 그들의 정신세계가 걱정이 된다.

종교인들은 이렇게 권력과 부를 가지면 잔인해지고 뻔뻔해지는 모양이다. 정의구현사제단의 김인국 신부도 가톨릭 교회가 부자가 된 다음부터 현실을 외면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불교는 어떤가?

수덕사 방장 설정 스님은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종교가 평화를 외치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종교는 평화에 기여하지 않았다”며 “살생과 투쟁으로 얼룩진 것이 종교의 역사다. 너무나 배타적이고 이기적으로 살고 있는 종교인들이 각성해야 한다. 자성과 쇄신 결사가 이러한 종교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방장스님의 이런 당부에도 불구하고 조계종의 자성과 쇄신 결사는 그들만의 잔치, 정확히 이야기하면 종단 지도부만의 잔치로 이어질 뿐 큰 반향을 일으킬 조짐이 보이지를 않는다. “권력과 외부를 향한 의존을 과감히 없애고, 자성을 바탕으로 한국불교가 국민과 사회로부터 신뢰받는 종단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근래에 보기드문 불교자주선언이 왜 중생들의 귀에 와 닿지 않을까?

방장스님의 말씀대로 불교가 자성을 외치고 있지만 아무도 자성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1600년 전통을 못지킨 조계종이 유사정치집단이 되고 있다”고 각성을 촉구해도 정작 자성을 해야 할 종단의 지도부들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국고보조금횡령’, ‘권력과의 유착’, ‘금권선거’, ‘해외원정도박’, ‘은처승문제’, ‘계파야합’, ‘나눠먹기’ 등 최근 몇 년 사이에 언론에서 거론됐던 불교관련 뉴스의 내용들이다. 정말 부정과 비리에 얼룩진 불교의 역사이다.

그런데 이러한 뉴스에 관련된 이들은 종단에서 방귀깨나 뀐다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닭벼슬들 아닌가?

온갖 부정과 비리는 자신들이 저질러 놓고 이에 대해 한마디 반성도 없이 묵묵히 수행과 포교, 사회봉사에 자신을 돌 볼 틈조차 없는 1만4000명의 스님들에게 “자성과 쇄신”을 하고 “5대 결사”를 하라고 외치니 이 또한 정신병자 소리를 들을 일이 아닌가!

처음 출가를 한 이가 배우는 야운 스님의 ‘자경문’에는 이런 말씀이 있다. 관익대자심익소,도익고자의익비(官益大者心益小,道益高者意益卑)벼슬이 더욱 커지는 이는 마음을 더욱 작게 하고, 도가 높아지는 이는 뜻을 더욱 낮추어야 한다는 말씀이다.

그런데 벼슬아치들, 즉 정부여당의 인사들은 마음을 작게 하기는 커녕 점점 더 간뎅이가 커져서 내가 다 해봐서 잘 아니 국민들은 따라오기만 하면 된다고 오만을 부리고, 부자가 된 종교인들은 뜻을 낮추기는 커녕 점점 더 콧등만 높아가서 대중들과 신도들을 좌지우지하려고 하는 것이 오늘의 황당한 세태이다.
김영국(前 조계종 총무원장 종책특보) |
2011-03-19 오전 10: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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