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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경은 나에게 딱 맞는 수행법"
허유지 작가, 3월 16~23일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두 번째 사경전 열어



수행은 깨달음의 씨앗을 찾아내고 삶의 비밀을 꽃피우는 열쇠이다. 특히 사경은 일찍이 불교 수행의 한 방법으로 자리해 오면서, 동시에 불교를 꽃피운 문화예술의 산물이기도 하다. 사경작품은 몸·마음·재료·도구의 청정함을 기본으로, 삿된 욕망과 성냄, 어리석음을 여읜 경지에서 인간의 가장 고귀한 정신만 한 데 모은 수행의 결과물이다.

“사경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수행법”이라 말하는 허유지 작가는 최근 자신의 수행 결과물들인 사경작품을 통해 2번째 개인전을 연다. 전시는 3월 16~23일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열린다.

2010년 서예문화대전 사경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첫 개인전을 가졌던 허유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보다 다양하고 현대적인 작품들을 선보인다.

<반야심경> <금강경> <법화경> <발심수행장> <이산혜연선사발원문> 등 경전사경을 비롯해, 25년간 갈고 닦았던 서예실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들과 민화작품 등을 함께 소개한다. 또한 ‘화엄경약찬게’ ‘법화경약찬게’ 등 일반 사찰에서 많이 독송하는 게송과 선사들의 좋은 말씀들을 현대미를 가미한 창작품들로 탄생시켰다. 사경작품들은 묵서, 주묵, 경면주사, 은니, 금니 등 다양한 재료와 도구들을 통해 한문에서 한글사경까지 다양한 작품이 전시된다.

허유지 작가의 전통 사경작품은 한글과 한문 등 여러 서체를 두루 섭렵한 공력이 돋보이다. 품격 있는 서체와 불교의 깊은 신앙심을 경전과 일체화시켜 수행의 경지와 사경 예술의 진면목을 작품에 녹여내고 있다.

6년 전, 단지 <금강경>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 우연히 사경의 길로 접어들게 됐다는 허유지 작가는 “사경을 하면서 남을 미워하지 않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갖게 됐다”고 말한다. 참선할 때는 잡생각이 많이 들지만, 사경을 하면서는 오로지 점획 하나하나에만 집중해 잡념이 침투할 틈이 없기 때문이다.



사경은 점획을 구성하는 글씨의 붓털 하나에도 기운이 배어야 하기 때문에 느림의 미학이 절실히 필요한 작업이다. 때문에 붓끝 털 하나만이라도 제자리에 가지 않고 다른 곳을 가면 글씨가 달라져 처음부터 다시 작업을 해야만 한다. 그렇게 천천히, 빠르지 않게 써 내려간 글은 곧 수행이 된다.

“작품을 할 때 유독 잘 된다거나 마음에 쏙 드는 날이 있는데 그날은 굉장히 마음이 편하고 기쁩니다. 작품을 할 때만큼은 청정무구한 마음으로 세밀하고 정성스럽게 합니다. 사경을 하면서 참으로 많은 것을 놓게 됐습니다. 돈, 명예, 심지어 자식욕심까지도 내려놓게 되더군요.”

허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많은 불자들이 ‘사경이 이렇게 아름답구나’ ‘그냥 절에서 들은 말을 붓으로 한 자 한 자 정성들여 쓰는 것도 하나의 수행이고 공덕이구나’라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며 “참선 외에도 사경이 수행의 방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아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허 작가는 “앞으로 세밀한 변상도를 위주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을 작업할 계획”이라며 “금강저를 아주 많이 그려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작업이 되겠지만 한 점을 하더라도 난이도 있는 작품을 해 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은정 기자 | soej84@buddhapia.com
2011-03-15 오전 9: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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