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과 제자들은 무엇을 먹고, 무엇을 입었으며, 어디서 살았을까? <율장>은 바로 이런 질문에 가장 적절한 답을 담고 있는 경전이다. 의식주에 대한 문제를 비롯해 어떤 출가자를 받아주고 말 것인지, 어디에는 가고 가면 안 되는지, 어떤 법을 설하고 말 것인지 등 소소한 이야기들이 빼곡히 담겨 있다.

그런데 <율장>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수행자들이 지켜야 할 금지조항들이 수 없이 많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도대체 수행자들에게 왜 이런 금지조항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걸까?

경전에 의하면 부처님은 깨달음을 얻은 후 10여 년 동안 율(律)을 제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인도 전역에 ‘불교’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 출가자의 숫자가 급증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왕족, 관료는 물론이며 군인, 상인, 미성년자, 심지어 살인자 까지 출가자 대열에 합류했다.

이러다 보니 곳곳에서 불만의 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불교 교단을 파괴하고, 수행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비구, 부녀자들을 겁탈하는 비구, 도둑질 하는 비구 등 사회적 문제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부처님은 결국 교단을 유지해야하는 입장에서 비구, 비구니가 한 가지씩 잘못을 범했을 때마다 율을 제정했다. <율장>안에는 이렇게 각각의 율이 제정되게 된 연유가 남겨져 있다.

동국대 선학과 외래교수이자, 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 상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원영 스님은 <율장>을 근거로 구체적인 사례들을 정리해 부처님과 제자들이 어떻게 생활 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출가, 수행, 생활, 사찰, 행사, 계율 총 6장으로 구성된 책은 스님이 출가를 통해 만나게 된 새로운 일상과 수행과 관련된 에피소드 등을 오늘날 자신의 삶에 비추어 부처님과 제자들의 수행을 이야기하고 있다.

책은 결국 “먹고, 입고, 자고, 사람을 만나는 것 모두가 수행의 일환”임을 말하며, 부처님 당시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찾아 2600년 전 당시로 여행을 하는듯한 느낌을 준다. 또한 과거의 부처님과 제자들의 모습을 파악함으로써 이 시대에 불교는 어떤 모습을 갖춰야 할 것인지를 상기시키게 한다.

부처님과 제자들은 어떻게 살았을까｜원영 지음｜불광출판사｜1만2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