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3.1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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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에 사랑, 행복, 기쁨이 가득합니다”
국제선센터 차명상 특강 ‘차, 불교, 그리고 생활 명상’

며칠 째 햇살이 포근하다.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 8번 출구를 나서자 빌딩 숲이 펼쳐졌다. 빌딩 숲 사이에도 봄 햇살이 살갑게 안겨있었다. 빌딩과 아파트, 대형 교회들이 빽빽한 길을 따라 10여 분 걷다보니 우뚝 선 목탑형식의 국제선센터가 눈에 꽂힌다.
2월 22일 오전 11시 지하 1층 문화관에서 음악이 고요히 흘러 나왔다. 불교교리강좌를 듣는 옆 강의실과는 달리, 한결 여유를 부리는 강의실로 들어섰다.
초의명상선원 대표 지장 스님이 30여 수강생들과 손 체조가 한창이다.
“기지개를 폅니다. 뒤로 쭉~. 허리와 가슴을 활짝 폅니다. 연속적으로 기지개를 편다는 생각으로~.”
15분 몸을 풀고 나자 ‘마음 푸는 시간’이 이어졌다.
“의자에 편히 앉으시고. 눈을 감고, 가만히 들려오는 소리를 들으며 편안하게 숨을 들이쉬고 내쉽니다. 가장 행복해 하는 모습을 생각하면서 자기 자신에게 말합니다. 내가 진정으로 행복하기를, 나로부터 모든 고통이 없어지기를, 나로부터 모든 원한이 사라지기를…”

매주 수요일 11시 국제선센터(주지 현조)는 불교문화강좌 차명상강좌를 진행 중이다. 이날은 2번째 시간이었다. 본격적인 강의에 앞서 스트레칭과 자비명상이 40여 분간 진행됐다. 몸과 마음을 푸는 시간이다. 지장 스님은 몸과 마음을 푸는 시간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명상수행은 몸과 마음이 편안 불편한 상태에서는 몸 집중이 안 되고 명상의 효과가 없으니 몸을 항상 풀어주셔야 합니다.”
차명상 수업은 지장 스님이 준비한 찻잔에 차를 따르면서 시작됐다.

차 한잔을 먹는데 까지는 꽤 긴 시간이 필요했다.
“들고 있던 차를 1~10까지 세면서 가슴 높이까지 올리십시오. 찻잔이 가슴 높이까지 와 있습니다. 사랑, 행복, 기쁨을 떠올립니다. 마음속으로 다시 숫자를 세면서 천천히 얼굴로 가져오면서 차의 움직임을 느껴보십시오. 조심스럽게 차를 한번 삼킵니다. 들고 있는 찻잔 들려오는 소리 사랑 행복 기쁨. 이제 다시 두 번째 차를 마셔봅니다. 사랑과 행복의 기운이 몸 속에 충만 됐음을 생각하면서 숨을 내쉴 때마다 느껴 보십시오. 사랑과 행복의 기운으로 마음과 몸이 다 밝고 편안합니다. 다시 숫자를 세면서 내려놓으십시오.”


차명상은 단순히 차를 마시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명상’ 이었다. 매 순간을 알아차리며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과정이다.행복의 마음을 일으키는 연습을 통해 몸과 마음을 밝고 가볍게 했다. 차명상을 마치고는 다시 이론 강의까지 쉬지 않고 달렸다. 2시간가량 진행된 강의는 실례를 들어 현실적이고 상식적인 수준의 내용이었다.

가톨릭 신자인 홍성란(49) 씨는 “평소 명상, 묵상, 마음 다스리는 법에 관심이 많아 혼자서 해 왔던 것을 체계적으로 배워가는 것 같다. 강의도 종교적인 색채가 없고, 강의 장소가 현대화된 사찰이라는 부분도 이색적이다”고 말했다.

강좌는 선센터 인근 아파트 단지 주민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센터에서 진행하는 기본교육과 리더십 강좌를 모두 들었다는 이진애(51) 장명옥(48) 불자는 “평소 절에만 다녔지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차 명상을 비롯해 센터에서 운영하는 강좌를 들으며 나의 삶을 깨우치는 것은 물론 가족들을 대할 때에도 좀 더 자비와 지혜로 다가서는 것 같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차 명상 초급과정은 12강좌로 구성됐다. 초급과정은 명상의 목적과 차 명상의 필요성, 명상과 치유, 명상의 원리와 과정, 차명상 기초 실습, 명상의 패턴 변화와 효율성, 차명상과 차치유, 명상 수행법의 선택과 고려사항으로 이론과 실습이 함께 진행된다. 강좌는 차명상치유사 과정 중 초급으로 국제선센터는 앞으로 중ㆍ고급과정까지 이어갈 계획이다. 그밖에도 국제선센터에서는 영화 속 에피소드로 배우는 불교이야기, 초심자교육, 불교기본교육, 불교멘토쉽교육 등이 진행된다. 특히 센터 7층에 위치한 금차선원에서는 참선 수행, 내ㆍ외국인을 위한 템플스테이도 함께 운영되고 있다.
(02)2650-2214


#지장 스님이 말하는 차명상법

차명상은 반야바라밀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방법입니다. 반야바라밀을 입으로 중얼거린다고 되지 않습니다. 수행과 일상생활이 따로 나눠져 있으면 효과가 없습니다. 밥을 먹고 걷고 청소를 하면서도 반야바라밀을 할 수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잘 먹고 안 움직입니다. 신진대사가 떨어져있죠. 생활습관이 스스로 만들어가기 보다는 마음을 만들어 주는 것에 익숙합니다. TV를 듣고 음악을 듣는 것 처럼 편안한 생활 패턴에 욱숙해져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몸과 마음이 거칠어져 있기 때문에 수행법도 바뀌어야 합니다. 따라서 좀 더 감각을 이용하고 몸을 움직이도록 하는 차명상을 하는 것입니다.

일어나는 마음 중심의 삶은 마음을 다치게 합니다. 변화와 성공을 실패로 이끌게 되죠.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지 머리와 가슴으로 알 뿐 실천하지 않습니다.

마음을 보고 아는 수행을 통해 필요한 마음은 일으키고 불필요한 마음에는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수행은 일어나는 불편한 마음에 영향 받지 않고, 지혜로운 마음을 일으켜서 유익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합니다.
행동이 변하면 삶이 변합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지은대로 받습니다. 우리 삶을 더 행복하고 지혜롭게 살기를 원한다면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분명하게 알고 전략을 세워 이뤄가야 합니다. 막연해서는 안 됩니다.

차명상이란 차 생활이 본래 가지고 있는 유익한 정신 수행의 요소와 명상의 수행체계를 접목한 것입니다. 차 생할의 정신 수양 효과를 극대화하고 명상수행을 보다 수월하게 하기 위해 차 생활 및 일상의 행위들을 위한 여러 형태의 명상법입니다.

차명상은 절제, 집중, 통찰의 기능을 활용합니다. 차 생활을 통해 자각력 집중력 정신력 믿음 지혜의 5가지 힘이 계발됩니다. 자신을 사실적으로 보고 아는 힘과 지혜가 생성되면 자신이 상생공존하고 있다는 올바른 이해를 하게 됩니다. 이해한 만큼 인식의 변화가 오며 유익한 것과 유익하지 않은 것을 구별하게 됩니다. 곧 유익하고 의미있는 삶의 목적이 생기며 삶의 목적 성취를 위한 올바른 노력을 하게 됩니다. 자기 절제와 통찰 지혜의 성숙입니다. 내부적인 느낌이나 감정, 생각, 주변 조건과 상황에 영향을 덜 받으며 스스로 행복해지는 중정(中正)의 경지, 지혜로운 완전한 행복의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차를 이용한 명상은 오감을 두루 활용하며 동정(動靜)의 조화를 이룬 행위로 이뤄져 있습니다. 차의 약리적 기능, 정서적 안정감 등 색과 향, 차를 우리는 동작 등이 테라피의 효과가 있습니다. 이는 현대인들에게 부합하는 명상법입니다. 차 말고도 어떤 음식으로도 가능합니다. 운동 등 일상생활 그대로 자연스럽게 명상화 할 수 있는 명상법입니다.

마음의 상태는 대상을 어떻게 알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대상을 인지하는 방법을 바꾸면 자동적으로 마음의 상태도 변합니다. 마음을 훈련시키는 것과 마음을 알고 접근하겠다는 것은 다릅니다. ‘내 마음대로 해봐야겠다’고 하는 것과 ‘마음이 본래 있는 것이 아니다. 매 순간 조건과 상황에 의해서 만들어 지는구나’ 마음을 알아차리고 하는 행동의 결과는 다릅니다. 마음은 억지로 다스리는 것이 아닙니다.

이상언 기자 | un82@buddhapia.com
2011-03-02 오후 6: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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