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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무소유 하고 있습니까?
무소유 신드롬 속 이벤트 성 변질 우려
2월 28일은 법정 스님의 열반 1주기가 되는 날이다.
법정 스님의 열반 후 지난 1년간 ‘법정 스님’ ‘무소유’라는 타이틀이 붙는 일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법정 스님의 뜻과는 달리 늘 스님과 관계된 일은 큰 관심을 불러 모았다.

2010년 교보문고 콘텐츠개발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종교인들의 책 판매 현황에서 법정 스님은 인기 종교인 저자 1위로 조사됐다. 인터파크 INT 도서부문이 지난해 4~5월 홈페이지 방문 고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수필집 <무소유>가 458표(유효응답 9000표)로 읽고 싶은 전자책 1위를 차지했다.

스님의 <무소유>는 종교와 직업, 성별을 불문하고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전해주는 책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스님에 대한 그리움은 곧 법정 스님의 말빚에 대한 ‘수요’로 나타났고, 상업화 되면서 변질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대형서점에서는 법정 스님의 유언에 따라 2010년까지만 판매되는 법정 스님의 저서와 스님이 생전에 추천한 책, 법정 스님의 삶을 조명한 책 등을 모아 기획전이 열렸다. ‘행사 도서를 구매한 독자 중 30명을 추첨, 절판된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증정한다’며 판촉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심지어 법정 스님이 주석했던 불일암, 미래사, 쌍계사는 수행이 불가능할 정도의 관광명소가 될 지경에 이르렀다. 스님이 지인들과 주고받은 편지와 엽서까지 경매에 부쳐졌다. 한 정치인은 법정 스님의 기념관 ‘무소유 명상센터’를 건립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순천시는 법정 스님의 무소유 사상을 되새길 수 있는 무소유의 길(가칭)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1주기를 앞두고 법정 스님이 만든 시민봉사모임 맑고향기롭게(이사장 덕현)은 28일 11시 서울 길상사 극락전에서 추모법회를 최소한 간소하게 봉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법정 스님 1주기에 맞춰 사진집을 출간, 사진전시회, 공중파 다큐멘터리 등이 제작되고 있다.

신드롬을 넘어 광기로까지 비춰지는 이 같은 모습은 법정 스님이 가르침이 올바르게 전달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상업화는 법정 스님이 늘 경계하던 일이었다.
스님의 뜻은 한 때의 이슈가 아닌 살아있는 교훈이 돼야 한다. 우리가 이슈화 할 것은 법정 스님의 유품과 책이 얼마에 어떻게 팔리고, 어디에 보관될 것인가가 아니다. 스님의 무소유 사상이 우리 세상에 얼마나 실현되고 있느냐가 앞으로의 과제다.

세상은 여전히 ‘1+1’ 을 좋아한다. 법정 스님의 가르침으로 많은 사람들이 ‘법정 스님=무소유’라는 인식은 확산됐지만 우리네 삶에서 무소유는 여전히 어려운 과제인 듯하다.‘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 것’ 무소유는 과연 여전히 우리에게 먼 일일까? 법정 스님의 무소유 상술화도 문제지만, 깨달음을 원플러스원 상품을 구매하는 습관처럼 얻으려고 하는 불자들의 자세도 열반 1주기를 맞아 돌아봐야할 때다.

법정 스님은 평소 부처님의 유훈을 빌어 “자기 자신을 의지하고 진리에 의지하라. 자기 자신을 등불 삼고 법을 등불 삼아라. 그밖에는 모두 허상이다”라고 강조했다. 스님의 열반 1주기를 맞아 우리가 ‘무소유’ 정신을 실천하고 있는지 자성과 쇄신이 필요한 때이다.

이상언 기자 | un82@buddhapia.com
2011-02-22 오전 11: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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