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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禪)은 언어나 문자에 의지하지 않고 마음에서 마음으로 법등을 이어가는 것을 전통으로 삼는다. 달마 대사는 “그대가 나에게 묻는 것이 곧 그대 마음이요, 내가 그대에게 대답하는 것도 곧 나의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선은 언어 이전의 진실한 마음을 찾는 수행이다.
하지만 선지식들의 언행이나 선어록들은 언어나 문자를 의지하지 않고는 종지를 전할 수가 없다. 선지식들의 언행을 기록한 선어록은 문자를 부정하지만, 그 부정은 언어나 문자를 통해 표현된다. 선가에서 유통되는 수많은 선어록은 모두 이와 같은 목적으로 저술된 것들이다. 그 중 <직지심경>은 한국의 대표적인 공안(公案: 화두)집이라 할 수 있다.
<직지심경>은 고려시대 백운경한(白雲景閑: 1299~1374) 선사가 공안 위주의 선문답을 모은 깨달음에 대한 선의 지침서다. 세계 최고의 금속 활자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직지심경>이 최근 충북 청원 혜은사 주지 덕산 스님에 의해 현대인들이 알기 쉬운 선의 지침서로 새롭게 발간됐다.
스님은 2006년, 2009~2010년에 청주 시민과 불자들을 대상으로 강의한 <직지심경> 내용을 정리해 불자들의 실제적인 수행에 도움이 되도록 <자유인의 길, 직지심경>을 펴냈다. 책은 <직지심경> 상권 가운데 중국의 조사 48분의 깨달음의 노래와 선문답을 모아 해설했다.
책은 간화선 수행의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출가 수행자나 바쁜 일상 속에서 수행할 여가가 없는 재가들에게 깨달음이 결코 성취하기 어려운 일이 아닌, 차 마시고 밥 먹는 가운데 늘 함께 하는 것임을 말한다. 덕산 스님의 <직지심경> 강의는 오늘날 길 잃은 구도자들에게 자유와 해탈을 향한 지름길을 안내한다.
자유인의 길 직지심경|덕산 역해|비움과소통|1만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