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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중생들이 편안히 머물다 갈 수 있는 의지처로 만들겠다.”
1200여 년간 서울 하왕십리에 자리했던 신라 천년고찰 청련사(안정사ㆍ주지 백우)가 지난해 6월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으로 도량을 옮긴 뒤 첫 동안거 해제법회를 봉행했다.
백우 스님은 2월 17일 청련사 대적광전에서 동안거 해제 법어를 통해 “나와 남이 둘이 아님을 알고 동안거 수행의 공덕을 삼처에 회향하자”고 강조했다. 이에 스님은 신도들이 올린 ‘만발공양비’ 200만원을 모아 교육, 의료, 문화 등의 사각지대에 있는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을 지원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양주시청에 지원 대상 이주노동자 섭외를 요청했다.
백우 스님은 이번 성금 기탁을 한 배경에 대해 “방송, 언론매체 등에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의 소식을 보고 그분들이 외롭고 어려운 처지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방생이 좁게 보면 생명체를 살리는 것이지만 넓고 크게 보면 고난에 처한 중생을 구하는 것도 방생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대중 스님들과 신도들의 뜻을 모아 이주 노동자들을 지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안거 기간 동안 청련사 스님들은 안거에 참여하는 신도들과 함께 한 번도 빠짐없이 전통 발우공양을 했다. 백우 스님은 “스님은 수행을 근본으로 한다. 우리가 부처님과 신도들에게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생활하자는 각오로 발우공양의 의미를 새기며 안거 정진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청련사는 1200년 역사를 왕십리에 두고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러한 전통을 가진 사찰이 번 안거를 통해 실력과 능력 모두 스님다운 스님의 사찰, 중생들의 교화도량이자 의지처로 거듭나는 사찰이 되기를 발원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도 및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4회에 걸쳐 템플스테이를 진행한 청련사는 올해에는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을 대상으로도 진행할 계획이다. 백우 스님은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서 지내는 동안 마음을 의지하고 편안히 기댈 수 있도록 준비해 한국에 대한 인식도 개선하고 불교를 알리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우 스님은 당나라 시인 백거이와 도림 선사의 유명한 일화를 들려줬다. 스님은 “백거이는 도림 선사에게 ‘어떤 것이 불법의 큰 뜻입니까?’라고 묻자 도림 선사는 ‘모든 악을 짓지 말고 온갖 선은 받들어 행하라.[諸惡莫作 衆善奉行]’라고 대답했다”며 “일상에서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마음을 갖고 행동하면 무명에서 해탈할 수 있다. 무상의 도리를 알고 마음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입장을 바꾸어 상대를 생각하면 쉽게 선행을 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련사는 12만 5000㎡(3만 8000평)의 대지에 대웅전과 대적광전, 관음전, 원통보전, 삼성각 등을 갖춘 대규모 태고종 사찰로 신라 흥덕왕 2년(827년)에 창건된 사찰로 전해진다. 그러다 안정사의 소유권을 둘러싼 조계종과 태고종의 분쟁이 법정 다툼으로 커지면서 2005년 도량이전을 결정하고 중창불사를 했다.
또한 안정불교대학을 설립한 청련사는 2011학년도 전통강원, 범패학과 신입생을 수시로 모집하고 있다. 개강은 3월 7일이며 입학식은 3월 14일에 진행된다. 안정불교대학 초대 학장인 백우 스님은 “선암사 강주를 역임한 운범 스님과 범패학을 전문으로 하는 상진, 일원 스님 등 최고의 강사진을 모시고 기존의 범패학과와 더불어 전통강원의 전 교과 과정을 새로 신설했다”며 “부처님의 진실한 법음을 받아 한국불교의 전통을 이어 수행코자 참된 불제자를 양성하는 전문 교육도량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031)836-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