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불교의 순천 선암사를 둘러싼 조계종과 태고종의 50여 년 분규가 종식될 전망이다.
조계종 선암사문제해결을위한특별위원회(위원장 일문)과 태고종 선암사문제해결을위한협상위원회(위원장 화경)은 2월 9일 선암사 문제 해결을 위해 제1차 협상을 가진데 이어, 16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선암사 분규종식 및 정상화를 위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합의서에 따르면 양 종단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게 순천시장의 재산관리인 해임을 요청하고, 조계종ㆍ태고종 선암사 주지가 공동으로 재산관리권 인수를 진행키로 했다. 부동산과 성보문화재 등 재산현황도 공동 조사키로 했다. 하지만 선암사 관리ㆍ운영를 양 종단이 향후 협의해 시행키로 함에 따라 갈등의 소지는 여전히 남아있다.
조계종 선암사 주지 덕문 스님은 “전통사찰 관리법에 의해 국가에서 재산관리를 주장 할 수 없다. 문광부에서도 비공식적으로 양쪽 종단이 합의하면 관리권을 이양하겠다고 말했다”며 조계종과 태고종 선암사 공동 재산관리권 인수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태고종 선암사협위 위원장 경담 스님은 “순천시에는 동산에 적립된 금액을 공동으로 인수 받으면 된다. 관리인으로서 재산관리를 얼마나 잘하느냐의 문제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날 합의에 따라 양 종단은 선암사의 정상화를 위해 함께 진력하게 됐다. 양 종단은 매월 둘째ㆍ넷째 주 수요일 마다 회의를 열어 공동인수부문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합의 후 첫 회의는 23일 열린다.
덕문 스님은 “신촌 봉원사가 좋은 선례를 남겼다”면서 “앞으로 협의 과정에서 봉은사 협상을 모델 삼아 잘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합의한 내용은 양 종단별 종무회의와 총무원장의 재가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