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지나고도 멈추지 않는 구제역 사태에 종교인들이 다시 한 번 ‘생명 존중’ 문화 확산을 외치고 나섰다.
천도교, 원불교, 천주교, 개신교, 불교 등 5대 종교 단체들은 2월 8일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구제역 사태를 맞은 범종교인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반생명 문화에서 벗어나 생명 존중 문화로 나아가야 한다. 구제역으로 희생된 가축의 수가 300만 마리를 넘어서고 있는 재앙과 반생명적 현실에서 우리 종교인은 우리 사회 현실과 우리 자신의 삶과 신앙을 되돌아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각 종교 단체들은 구제역 종식과 생명평화 정착을 위해 ▷생명에 대한 재인식 ▷짐승의 생명 존중 ▷육식산업의 근본적 변화 ▷식생활 문화의 변화 ▷범국민 식생활 문화 개선운동 등 5가지를 제안했다.
인간과 동물의 생명이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공장형 사육에서 벗어나, 채식 위주의 문화를 확산해야 구제역 사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5대 종교 단체들은 “(가칭) ‘소박한 생명의 밥상을 위한 범종교 네트워크’ 형태로 연대해 식생활 개선 문화 운동을 펼칠 것이다. 이 운동에 종교인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동참해주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한편 불교생명윤리 연구소(소장 진관)도 구제역으로 살처분, 생매장 당한 300만 마리의 짐승들을 위한 천도의식을 제안했다.
연구소측은 2월 9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전국에서 생명이 바르게 실천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종교인으로서 책임을 느낀다. 2011년은 우리나라 국민들을 위해 불교가 적극적으로 나서 불교 생명 사상을 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불교생명윤리 연구소는 또 우리나라가 생명을 존중하는 국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치적 결단과 언론의 변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관 스님은 “300만 마리의 생명을 위해 전국 사찰에서는 천도의식을 봉행하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