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스님의 유지를 따르는 시민 모임 ‘맑고향기롭게’가 스님의 재고 도서를 기부하기로 결정 했다. 이들은 또 스님의 유지에 따라 더 이상 출판을 할 수 없게 됨에 따라 법정 스님의 가르침을 확산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 마련에 주력할 계획이다.
‘맑고향기롭게’는 1월 31일 내부 논의를 통해 법정 스님의 재고 도서 기부를 결정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기부 부수와 방법, 수량에 대해서는 출판사들과 협의 중이다. 이들은 또 법정 스님의 입적 후 출판사와 합의에 따라 발행된 인지 환불은 물론이고 스님 생전에 발행된 인지도 환불하기로 했다.
맑고향기롭게는 현재 각 출판사에 재고 증빙을 요청한 상태이며 출판사들의 인세보고가 종료되면 정확한 수량이 파악될 전망이다.
그러나 출판계의 추산처럼 50만부에 이를 경우 전량 기부도 쉽지 않다. 법정 스님의 저서가 이미 곳곳에 보급돼 있고, 스님 입적 후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스님의 뜻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1~2권 이상의 책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출판사들이 인지세만 환불받고 재고서적을 폐기 처분해도 제제 할 수 없어 기부에 관한 양측의 구체적 합의가 주목되고 있다.
재고 도서가 50만부로 추산되지만 맑고향기롭게와 출판사가 합의한 판매 기한이 종료돼 스님의 저서가 폐기처분될 위기에 놓였다는 내용이 보도되면서 맑고향기롭게는 한 바탕 홍역을 겪었다. 마치 맑고향기롭게가 스님의 서적을 무조건 폐기처분하려는 것으로 일부에서 비판이 일었던 것이다. 맑고향기롭게는 재고 수량 파악 후 처리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었으며 내부에서도 재고 도서 기부에 대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었다.
맑고향기롭게 김자경 국장은 “우리도 폐기처분을 바라지 않았으며 합당한 방안이 기부뿐이라고 생각한다. 더 이상 출판은 할 수 없지만 법정 스님의 가르침을 확산하는 방안 마련에 주력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