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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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불완전함 통해 스스로의 진정한 힘 깨달을 수 있어
‘지구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욘게이 밍규르 린포체 방한
작은 체구에 안경을 쓴 환생한 라마승 밍규르 린포체는 누가 보더라도 한눈에 유쾌한 사람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얼굴 가득 웃음을 띠고 있다.



“종교가 있든 없든, 불자이든 아니든, 명상은 특별한 사람만이 배울 수 있는 차원의 것이 아니다. 누구나 배울 수 있다. 명상을 통한 자신의 불성을 찾는 일은 어두컴컴한 방의 스위치를 켜는 것과 같다.”

달라이 라마 이후 티베트 불교의 새로운 세대를 대표하는 지도자로, 떠오르는 별이자, ‘지구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별칭을 얻은 욘게이 밍규르 린포체(36ㆍ사진)가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에서 머물고 있는 용수 스님 등 제자들의 초청으로 방한한 욘게이 밍규르 린포체는 9일 저녁 서울 인사동 한정식 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티베트 불교도 한국 불교와 마찬가지로 마음의 본성을 찾는 수행을 한다”며 “수행을 하면 자신의 불성(佛性)을 알아차려 행복에 이르게 된다”고 말했다.

인도-홍콩-일본 일정을 거쳐 한국을 방문한 밍규르 린포체는 14일까지 백담사와 봉녕사 등 한국의 사찰에 머무르면서 12일에는 수원 공소사, 13일에는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대중 법문을 한다.

10년간 인도, 네팔, 북미 지역 등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명상강의와 법문을 해온 밍규르 린포체는 5월부터 3년 무문관 수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1975년 네팔 누브리 계곡에서 태어난 욘게이 밍규르 린포체는 티베트 밖에서 교육받은 티베트 불교의 새로운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3세 때 그는 17세기 명상 수행자이며 대학자인 욘게이 밍규르 도르제의 7대 환생자로 밝혀졌다. 20세기 티베트 불교 스승으로 가장 높이 평가받는 인물 중 하나인 16대 카르마파가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동시에 어린 그는 1950년대 중국의 침략으로 고향에서 추방된 위대한 티베트 스승이자 동서양의 수많은 제자들을 가르친 캉규르 린포체의 환생으로도 인정됐다. 즉 뛰어난 두 스승이 밍규르 린포체의 육체로 동시 환생한 것이다.

밍규르 린포체의 아버지 툴쿠 우르겐은 ‘위대한 완성’이라 불리는 티베트 불교의 족첸 수행을 세상에 알린 스승으로 그의 수행처에는 언제나 많은 외국인 수행자들이 모여들었다.
이러한 영적인 분위기에서 성장한 밍규르는 아무런 가르침을 받지 않았음에도 어려서부터 혼자서 집 뒤 히말라야의 동굴로 올라가 명상을 하곤 했다.

그러나 밍규르는 극도로 예민한 감성을 지닌 탓에 유년시절 공황장애와 소심증, 대인공포증을 겪어야만 했다. 하지만 그는 수행으로 이를 극복했다.

“7~8세때 공황증이 있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아버지를 통해 참선을 배웠고 3년간 무문관(無門關)수행을 했다. 그러나 게으름 때문에 공황증은 더 심해졌다. 무문관 수행 2년을 남기고 앞으로 계속 이렇게 괴롭게 지낼 것인지, 아니면 공황증을 참선 화두로 쓸 것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방 안에서 공황증을 화두로 참선수행을 하기로 했는데 3일 뒤에 공황증이 완전히 없어졌다. 공황증은 나에게 있어 가장 좋은 스승이자 친구였던 것이다. 안타깝게도 공황증이란 친구는 사라져버렸다. 이렇듯 우리가 삶에서 겪는 육체적, 정신적 문제를 비롯한 인간관계 등 여러 문제를 똑같은 방편을 써서 활용한다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까규파에서는 ‘내가 누구인가’ ‘마음이 누구인가’ 등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마음의 불성을 찾는 수행을 하고 있다”며 “마음의 불성과 인연을 맺고 그럼으로써 본성을 이루고 모든 중생을 돕는 것이 핵심이다”고 설명했다.

깨달음에 대해 밍규르는 “인생의 대부분을 보낸 어두운 방에 불을 켜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그리고 어두운 방의 스위치를 찾으려면 ‘알아차림’을 발달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깨달음은 매우 단순하다. 어느 어두운 방을 습관적으로 지나다니면서 탁자, 의자, 그 밖의 가구에 부딪히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 하루는 운 좋게 혹은 우연히 전등을 켜는 스위치나 버튼을 건드리고 지나간다. 그 순간 갑자기 방 전체와 그 방에 있는 모든 가구들을 보게 되며 우리는 이런 생각을 한다. ‘여기 이 많은 물건들 좀 봐! 내가 이 물건들에 부딪힌 건 당연한 일이야!’ 그리고 그 물건들을 보면서 아마 최초로 그것들을 본 놀라움과 더불어 전등 스위치가 늘 그곳에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우리가 단지 그것을 알지 못했을 뿐이다. 혹은 방이 어둡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깨달음을 설명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어둠 속을 더듬고 지나다니면서 인생의 대부분을 보낸 방에 불을 켜는 것이다.”

세상은 늘 변화하고 있지만, 인간은 영원하고 안전하며 절대적인 것을 추구하는 존재인 동시에 인간의 뇌 또한 시시각각의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러한 괴리로 인해 인간은 스스로 만든 고통에 빠진다.
밍규르 린포체는 이를 ‘나비 채집’에 비유하면서 “본래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생명체인 나비를 사람들이 죽인 뒤 핀으로 고정하듯이 관점을 인위적으로 고정시키는 이가 인간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인간이 괴로워하는 이유는 무지 때문이다. 우리의 완전한 본성을 모르기 때문이다”며 “멋진 손목시계를 차고 있더라도 시계를 차고 있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약속시간에 늦고 출근시간을 놓치는 오류를 범한다. 이럴때 누군가 옆에서 당신이 시계를 차고 있다고 알려준다면 많은 문제가 해결되겠지요. 이렇듯 본래 불성을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밍규르 린포체는 명상 수행과 불교 철학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심리학 물리학 그리고 신경과학에도 끊임없는 관심을 가져왔다.

그는 2002년 미국 위스콘신대 와이즈먼 뇌신경연구소가 주관한 실험에 자원해 명상수행이 뇌세포에 놀라운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에서 증명해 보여 ‘지구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밍규르 린포체는 “수행을 하면 나 자신이 변화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스스로 유연해지고, 변화할 수 있다. 부처님 말씀처럼 뇌도 변한다는 것을 믿는다면 불행하게 태어난 사람도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며 “뇌신경과학자들도 수행하면 면역성도 높아져 건강이 좋아지고, 특히 심장병에 좋은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욘게이 밍규르 린포체의 저서인 은 2009년 뉴욕타임스와 아마존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바 있으며, 전 세계 13개국의 언어로 출간되고 있으며 한국에서 <티베트의 즐거운 지혜>(문학의 숲 刊)이름으로 출간됐다.
이나은 기자 | bohyung@buddhapia.com
2011-02-10 오후 6: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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