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연구를 잘 해도 수행하지 않으면 약 지어놓고 먹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2년 8개월 동안 불조의 조상어록 강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견성해서 인천의 스승이 되길 바랍니다. 이상 강의를 마치겠습니다.”
지난 2009년 3월 시작한 스님의 공부모임인 불교경전연구회(회장 무각)의 2년 결사 경전강좌가 1월 26일 회향했다.
불교경전연구회는 2년 8개월간 통광 스님(하동 칠불사 주지)을 강주로 <진심직설> <몽산법어> <이입사행론> <증도가> <간화결의론> 등을 진행했다.
2년 여 동안 서울ㆍ경기와 아산ㆍ강릉 지역 등 각지에서 서울 옥수동 미타사로 모인 50여 명의 스님들은 3시간 동안 진행된 마지막강의에 끝까지 집중을 다해 수강했다.
<증도가>를 마지막 강의 주제로 진행한 통광 스님은 “이곳에 모여 수강하는 스님들은 한 지역의 스승인 일방사로서 포교일선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을 텐데 먼 곳까지 와서 경전 어록을 공부한다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며 “배우는 것도 좋지만 부처님의 말씀 그대로 수행해 참된 것을 깨닫고 의지해 나간다면 견성할 수 있고 모든 사람들을 지도하는 법력이 생긴다. 그러니 말에 그치지 말고 부처님 진리를 깨치는데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통광 스님은 1959년 10월 부산 범어사에서 여환 스님을 은사로 득도, 63년 동산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이듬해 범어사 강원에서 사교를 수료했으며 <초의다선집> <고봉화상 선요> 등의 저서를 낸 스님은 선과 교, 차(茶)에 두루 능통한 강백이다. 또한 스님은 한국전쟁으로 소실된 지리산 칠불사를 복원한 공으로 하동군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경전연구회는 오는 3월 17일 목요일 오후3시 미타사에서 청주 법인정사 선원장 설우 스님을 강주로 제8회 경전강좌를 진행한다. 경전강좌는 매달 3째 주 목요일 오후 3시에 진행되며 설우 스님은 1년간 <금강경오가해>를 강의할 계획이다.
설우 스님은 1971년 원명 스님을 은사로 원적사 입산출가 했다. 스님은 1975년 석암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 수지하고 1978년 구산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 수지했다. 해인사, 통도사, 동화사, 수도암, 도성암 등에서 25안거를 성만한 스님은 조계종 간화선 수행지침서 편집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스님은 법인정사 선원장이며, 조계종 기본선원 교선사를 맡고 있다.
“스님의 본분 다하는 모임으로 만들 것”
불교경전연구회장 무각 스님
경전연구회 회장 무각 스님(공생선원 선원장)은 이번에 회향한 제8회 경전강좌에 대해 “2년이 넘는 경전연구 결사는 깊이 있는 공부를 통해 승가 본연의 모습을 회복하고자 하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2005년 시작된 불교경전연구회는 조계종 스님들을 대상으로 1년에 2번 이상 전통선원에 입방해 선원장 스님들의 지도아래 정진하며 승가의 아름다운 전통을 창조하고 있다.
경전연구회는 △고우 스님의 <육조단경> <선요> △혜거 스님의 <유식삼십송> △무비 스님의 <임제록> △지안 스님의 <대승기신론> △통광 스님의 <전등록> <선문촬요> 등 강의를 진행해왔다.
경전연구회는 현재까지 진행된 강의를 녹취, CD를 제작해 선방 스님들에게 일괄 배포하고 있다.
경전연구회는 스님들이 경전공부로 서로 탁마를 함과 동시에 일선의 포교현장에서 얻는 정보들을 공유하는 장으로도 활용된다.
무각 스님은 “각 사찰에서 소임을 맡고 있는 스님은 1~2명인 소수로 거주한다.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모임을 만들면 친목도 다지고 서로에게 도움이된다”며 “큰 스님을 모시고 정진하는 분위기는 스님들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경각심을 일으키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중역 소임을 맡고 있는 스님들이 현장에서 경전을 바탕으로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신도 교육과 포교활동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경전연구회는 법인장학재단설립도 구상하고 있다. 무각 스님은 “장학금 기금을 조성해 학업에 매진하는 재가불자와 스님들에게 전달하고자 구상 중에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