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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세기 중국은 격변의 시대였다. 중국은 불과 100년이라는 시간 동안 아편전쟁, 청일전쟁, 신해혁명, 군벌의 난립, 5·4운동, 북벌전쟁, 중일전쟁, 국공내전, 중국공산화, 대약진 운동 등 많은 전쟁과 혁명들을 겪어야 했다. 민초들의 삶 역시 고단하고 각박하기만 했다.
1000년을 이어온 중국 불교에도 자연스럽게 위기는 찾아왔다. 스님들은 70만 명에 달했지만, 중국 불교는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다. 하지만 절망 속에서도 희망은 항상 웅크리고 있는 법이다. 세상을 외면한 채 목숨만 겨우 부지하는 스님도 있었지만, 반대로 봉건적 습속에 젖어있던 불교계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던 개혁적인 스님들도 있었다.
김영진 인하대 한국학연구소 HK연구교수는 저서 <근대 중국의 고승>에서 근대중국에서 활동한 19명의 고승의 생애와 사상을 조명했다. 김 교수는 ▷선승과 수행의 부활 ▷승려교육과 불교개혁 ▷종파불교의 계승과 학승 ▷밀교열과 티베트 불교 ▷정토 신앙과 염불법문 등 5가지 주제로 나눠 이들을 삶을 이야기했다.
중국 천태종의 부활을 맛보게 했던 디센 스님(諦閑, 1858~1932)은 선승들을 모아 선방을 열고, 무문관 수행을 했으며, 불교혁신의 선봉자 였던 타이쉬 스님(太虛, 1890~1947)은 무창불학원(武昌佛學院)과 민남불학원(閩南佛學院), 한장교리원(漢藏敎理院) 등 교육기관을 세워 승려 교육과 불교연구에 매진했다.
또한 청대에 이르러 거의 명맥이 단절됐던 밀교는 당시 일본불교의 소개와 밀교승의 도래를 통해 다시 관심이 고조됐다. 몇몇 스님은 일본에 유학해 밀교의 계를 받아와 중국에 밀교를 부흥시켰다. 밀교의 부흥은 다시 티베트 불교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티베트 유학승이 출현하게 됐다.
그 대표적인 이가 바로 파쭌 스님(法尊, 1902~1980)이다. 스님은 중국에 티베트 불교를 소개하고 티베트 불전을 소개하는 등 정력적인 활동을 펼친다.
이밖에도 인꽝 스님(印光, 1861~1940)은 수십 년간 염불수행을 통해 중국사회에 깊은 울림을 주었으며, 위안잉 스님(圓瑛, 1878~1953)은 참선과 염불수행을 결합해 사람들을 수행을 길로 이끌었다.
김영진 교수는 “붓다의 이야기만으로 불교를 구성할 수는 없다. 우리가 비록 끙끙거리며 <금강경> 한 구절이라도 읽을 수 있는 까닭은 수많은 불교인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며 “중국의 수십만 명에 달하는 고승들 중 19명의 고승들이 중국 불교 전체를 대표할 수는 없지만, 이 고승들을 통해 근대 불교를 다시 더듬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