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교학회(회장 류성민)가 12월 21일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종교간 소통과 화합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행사에서는 윤이흠 서울대 명예교수, 김영태 전남대 명예교수, 강돈구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박희택 불교아카데미 원장 등이 참석해 다종교 상황과 종교간 커뮤티케이션, 종교간 갈등 극복 및 공존을 주제로 발표했다. 참가자들 가운데에는 종교 본연으로 돌아가자는 주장을 하는가하면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는 이도 있었다. 발표자들은 자신이 속한 종교의 치부도 거침없이 밝히고, 소통과 화합을 외쳤지만 원점에서 맴돌았다.
윤이흠 서울대 명예교수는 기조강연 ‘한국다종교 상황의 혼돈과 갈등’에서 종교 간 갈등의 원인을 현대사회 체제의 ‘무분별한 팽창주의’에 있다고 진단했다.
윤 교수는 “현대종교는 특정종교 교단 안의 문제, 종교사이의 마찰을 세속 질서를 바로잡는 사회의 법질서에 의존한다. 세속의 질서를 깊이 수용하고 있으며 그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세속화 된 종교를 비판했다.
특히 윤승용 한국종교문화연구소장은 제2섹션 ‘종교간 갈등 극복 및 공존을 향하는 길’ 총평에서 “한국의 종교들은 자기 생존을 위해 대형화 조직화 권력화된 대형교회를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소장은 “불교가 개신교를 쫓아 대형사찰을 만들어 조직화된 멤버십 종교를 추구한다면 개신교와의 갈등은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윤승용 소장은 “종교 간 갈등보다도 정부의 종교정책과 그 집행과정에서 종교편향이 문제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정부의 정책 집행에 의한 종교편향을 막기 위해 윤 소장은 정부 지원사업의 목적과 효과를 측정할 객관적인 기준 마련을 제안했다.
윤승용 소장은 “설문조사도 각 교단 중심 통계에 그쳐 교단간 경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며 “정부가 객관적인 자료를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교간 갈등 해소를 위해서는 불교계가 더 자성의 목소리를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희택 불교아카데미 원장은 주제발표 ‘현대 한국사회의 종교적 갈등의 구조와 해법’에서 “종교적 갈등 해소를 위해 불교계는 자기혁신의 정진을 가속화하고 피해의식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원장은 “불교계가 잘못 처신하면 단순히 나이만 많다고 해서 장로로 대접해 달라는 투정으로 밖에 비치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불교와 대중간 거리는 멀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광수 원광대 원불교학과 교수는 종교평화는 지도자 몇몇의 이야기라고 지적하고 종교 교육을 강화할 것을 주장했다. 신재식 교수 등은 언론이 개별 문제를 고발하고 비판하는 여론을 일으키기 보다는 거시적 맥락에서 제역할을 찾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