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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해인사에서 만나요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축전
불교계를 비롯한 경상남도, 합천군, 해인사는 올해 처음으로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축전 조직위원회’를 구성했다. 조계종 총무원 원장인 자승 스님도 참여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초조대장경>간행 1000년의 의미를 현대에 되살리고, 지속 가능한 축제의 모델을 만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편집자 주>

1011년 고려는 거란의 침입을 불ㆍ보살의 위신력으로 막기 위해 초조대장경을 간행한다. 2011년은 나라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모든 백성들이 마음을 모아 초조대장경을 간행한지 천 년이 되는 해이다.

2011년 9월 23일~ 11월 6일 경상남도와 합천군, 해인사는 공동으로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축전’을 개최한다. 해인사 주변에 행사장을 조성해 펼쳐질 이번 행사는 한국의 불교문화, 기록문화, 정신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축제에서 조직위는 <고려대장경>을 당대(當代)를 대표하는 지식 문명의 상징적 존재이며 그 시대의 ‘글로벌 스탠더드’로 파악했다. 송나라, 거란, 여진, 일본 등 동아시아 주변 국가를 아우르는 탁월한 내용적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디지털 강국으로 대표되며 세계의 인터넷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여기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 대장경인 <고려대장경>을 보유할 만큼의 튼튼한 기록 문화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고려대장경>의 가치가 결코 과거에만 멈춰있지 않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축전 조직위는 이번 ‘대장경 천년 세계 문화 축전’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우리나라 기록 문화의 우수성을 이해하고 이를 세계에 널리 알리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대장경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번 축제는 기록문화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전망해 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세계인과 어린이가 함께하는 축제

이번 축제는 ‘세계인이 함께할 수 있는 축전, 어린이들도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재미있는 축전’으로 요약된다.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내용과 가치를 지니고 있는 대장경을 제대로 알려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인 앞에 선보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다.

대장경 축전의 큰 주제는 ‘살아 있는 지혜’이고, 각 행사들은 ‘천년의 설레임’, ‘천년의 사랑’, ‘천년의 약속’을 이야기한다.

개막식이 열리는 9월 23일에는 ‘살아있는 지혜의 숲이 열린다’를 테마로 길놀이 타악공연, 팔만대장경 이운행렬, 개막식 세레모니, 대장경판 안착 퍼포먼스, 특별 축하공연 등이 주행사장에서 펼쳐진다.

9월 23일~ 11월 6일 ‘천년의 꿈, 살아있는 지혜를 배우다’를 주제로 <화엄경> 속 선재동자의 구도 과정을 그린 뮤지컬이 야외공연장에서 펼쳐진다. 같은 시기에 주 행사장에서는 ‘천 년의 울림, 지혜의 빛으로 물들다’를 주제로 법고 퍼포먼스와 함께 레이저 및 조명을 활용한 멀티미디어 쇼가 펼쳐진다.

보리수 공연장에서 펼쳐질 문화행사에서는 전 세계 지혜 이야기를 주제로 한 해외 문화공연 ‘대장경 문화 실크로드’ 가 선보인다. 또한 경남 전문 예술 공연단체가 대장경과 천년의 만남을 주제로 한 ‘경남 문화 페스티벌’도 공연된다.

행사 기간 내내 펼쳐질 체험마당에서는 대장경 문구와 문양들의 목판 서각 및 인경을 체험하는 ‘마음의 행간을 새기다’ 가 예정돼 있다. 장경판전 모형 조립 및 체험이 가능한 ‘천년의 누각을 세우다’, 전통 등 전시 및 연등 만들기 체험 ‘마음의 등불을 켜다’, 바램과 기원의 연 날리기 체험 ‘기원의 연을 날리다’ 등도 천년의 마당에서 계속된다. 사찰음식 체험교실 ‘공양에 담긴 지혜’는 행사기간 중 토요일과 일요일에만 열린다.

세계소원깃발 축제인 ‘널리 퍼져가는 지혜의 바람’은 2011년 6월~ 11월 홍류동 계곡과 해인사 곳곳에서 이어진다. 또한 축전 기간 동안 대장경 영어, 한국어 말하기 대회, 세계 30여 개국의 미술 작품 전시회 등도 만날 수 있다.

건축물 하나까지 대장경 의미 표현

이번 축제에서는 다양한 행사 외에도 전시관을 통한 내실있는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대장경천년관 안에 위치하고 있는 대장경 로드실에서는 기록의 탄생과 전파에 대한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대장경 신비실에서는 대장경의 제작과정과 대장경이 남긴 가치를 느껴볼 수 있다. 또한 대장경 보존과학실에서는 대장경 천년 역사를 가능하게 했던 장경판전의 신비로운 보존 비밀이 공개된다. 대장경 이해실에서는 미래천년 준비를 위해 현대인에게 전하는 기록 문화 체험이 가능하며 수장고는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대장경 관련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지식문명관에서는 인류의 역사와 기록 문화에 대해 배워볼 수 있다. 지식문명관 내 이미지월은 인류 지식문명의 변화 속에 기록문화가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정신문화관에서는 불교문화실과 자아체험실이 운영된다. 불교문화실에서는 다른 종교와의 화합과 소통을 통해 발전해 온 우리나라 불교문화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소개한다. 또한 시주함을 통한 화폐의 전래, 현대인의 심신건강법으로 활용되는 108배, 사찰 음식을 통한 웰빙 등 불교가 현대인들의 생활 속에 어떻게 녹아 있는지 설명한다.

이 밖에도 차 문화와 불교문학, 호국불교 정신에서 찾아볼 수 있는 우리 민족의 단합 정신 등 불교문화 소재 중 오늘까지 이어져 오는 생활문화에 대해 소개한다.

불교문화실은 우리민족만의 색채를 통해 성장한 불교문화가 우리민족만이 아닌 한국문화로서의 위상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세계 문화 콘텐츠로서의 한국 불교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자아탐색실에서는 진정한 수행의 의미와 방법을 알아본다. 지혜의 의미와 참선의 필요성, 수행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참선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참가자들이 자신의 본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세계교류관은 60여 개국의 세계예술인들의 판각, 판화, 북아트, 설치작품 등 120여 점을 전시해 대장경의 뛰어난 예술적 가치에 대해 조명한다. 세계시민관에서는 시민참여형 공유의 장을 만들어 한민족 모두가 계승해야 할 팔만대장경 정신의 대중화에 나선다. 또한 전국민이 함께 45일간 8만1350배를 달성하는 기네스북 도전도 펼쳐진다.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 축전’에서는 해인사와 인근 홍류동 및 주 행사장이 하나로 연계돼 대규모 관광문화 구역으로 조성된다.
주 행사장은 가야산 주변의 수려한 자연환경과의 조화를 목표로 친환경 녹색 건축물로 설계됐다. 또한 주행사장 구성에 있어서 전통 사찰의 가람배치를 응용했고, 주 출입구를 동서남북으로 건축한다.
대장경 천년관은 장경판전의 자연채광 및 자연환기를 이용한 건축기술을 현대건축물에 적용해 관람객들이 신비로움 준다.

행사장의 주 출입구는 대장경의 삼장(경장, 율장, 논장)을 3개의 판벽과 빛으로 은유적으로 표현했고, 전통사찰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다.
박기범 기자 | smile2@hanmail.net
2011-01-07 오후 2: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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