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이 정부로부터 적당히 예산을 배정 받고 끝낸다면 불교 내부에서 엄청난 지탄이 있을 것이다. 신도들 또한 심각한 충격에 휩싸일 것이다.”
문경 봉암사에서 안거 중인 명진 스님이 템플스테이 예산 삭감과 관련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조계종에 쓴소리를 했다.
오마이뉴스는 “명진 스님이 봉은사 산문을 나선지 50여 일 만인 1월 3일 봉은사 신도들과 만난 자리에서 MB정권을 질타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님은 400여 신도들을 만난 자리에서 “산중에 오면 비판의 날이 무뎌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심해졌고 ‘중증 환자 수준’”이라며 작심한 듯 말을 이어갔다.
템플스테이 예산 삭감과 관련해서는 “한나라당 고흥길, 안상수 의원과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만나 좌파주지 척결 문제가 나왔을 때 템플스테이 예산문제도 논의됐었다. 좌파주지는 내보냈는데 예산을 못 받게 됐으니 얼마나 화가 났겠느냐”고 말해 정권 뿐만 아니라 조계종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명진 스님은 “템플스테이 예산문제로 우리 전통과 민족문화를 무시하는 이명박 정권의 기독교 편향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조계종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지 알 수 없지만 MB의 종교편향이 드러난 사건인 만큼 총무원장이 적당히 예산 받고 끝내려고 하지 않고 끝까지 종교편향 문제를 풀겠다고 하면 나도 헌신적으로 도울 생각이 있다”고 말해 종단과는 관계 개선을 위한 여지를 남겼다.
명진 스님은 법문 내내 특유의 비유와 직설적 화법으로 대중의 큰 박수를 받았다고 오마이뉴스는 전했다.
스님은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 등 정권 핵심인사들에게 별명을 지어 부르며 비꼬았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에 선출된 길자연 목사가 ‘7대 종단 협의회에 복음을 전파하러 나간다’고 말한다더라. 대통령도 기독교, 여당ㆍ야당 대표도 모두 기독교이니 (대한민국이) 이제 하나님의 나라가 됐다는 식의 표현을 쓴다”고 말했다.
특히 스님은 “이명박 정권이 후안무치를 넘어 철판정권”이라며 “‘남의 글을 도둑질하고도 국회의원 직을 유지하는 전여옥’, ‘교육계의 파렴치 공정택’, ‘국회에서 위증해도 여전히 대법관 직을 수행중인 신영철 대법관’ 등을 언급하며 개탄했다.
명진 스님은 “돈만 많으면 선진국이냐, 자기 욕심만 채우는 나라가 어떻게 선진국인가”라며 “도덕이 살아있고 믿음이 있는 사회여야 진정한 선진국”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