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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새벽별 아래서 홀로 알게 된 세상이 길을 걷게 하고, 고독한 시간을 견디며 끊어낸 생각들은 아득한 시간을 건너온다. 그의 이름은 잊히지 않았고, 그 날 새벽하늘에 빛나던 별빛은 오늘도 빛나고 있다.
작년 12월 16일. 새벽별이 진 지리산 자락엔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이들이 길을 걷고 있었다. 그들이 홀로 알게 된 세상은 어떤 것이었을까. 무엇이 그들을 길 위에 세웠을까. 길 위에 방부를 들인 납자들의 화두는 ‘이뭣고’도 ‘뜰앞에 잣나무’도 아니었다. 그들의 화두는 ‘위기의 사바’였다. 고독한 시간이 길 위에서 그들을 기리고, 그들이 끊어낼 생각들이 아득한 시간을 시작하고 있었다.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아득한 시절, 홀로 알게 된 세상 때문에 고독해야했던 그를 떠올리며 새벽길을 걷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