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법규위원회가 은해사 중앙종회의원 후보자였던 법일 스님의 수계사항을 승적부와 달리 통보한 총무부 회신이 무효라는 판결을 했다.
법일 스님은 제15대 중앙종회의원 선거에 제10교구 은해사에 입후보했다가 “비구계 수지사실이 없다”는 이유로 중앙선관위원회로부터 후보자 자격을 박탈 당했다.
조계종 법규위원회(위원장 성천)은 11월 2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이 심사했다.
법규위는 “법일 스님에게는 1980년 10월 15일자로 구족계를 받았다는 총무원장의 수계확인서가 발급됐고, 2009년 8월 4일 계단위원회(위원장 고산)의 구족계 수계 확인서가 있고, 2010년 분한신고시 승려증이 발급됐다. 또, 스님이 중앙종회의원 3선, 기림사ㆍ대전사 주지 등 교역직 종무원직을 수행한 이력으로 보아 법규위원 9명 중 8명이 심판에 참여해 인용 7명, 인용 보류 1명으로 결정한다”고 밝혔다.
결정에서는 위원장 성천 스님과 화범ㆍ경선ㆍ평상ㆍ무상ㆍ성일ㆍ허운 스님 등 7명이 찬성하고, 법선 스님은 보류했다.
이어 법규위는 “법일 스님이 청구한 선거관리위원회의 자격심사 무효확인과 재선거 실시에 대해서는 관장사항이 아니다”라며 각하를 결정했다. 따라서 중앙종회의원 선거 결과에는 아무 영향이 없게 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총무부장 영담 스님이 직접 법일 스님의 청구에 대해 반론에 나섰다.
영담 스님은 “(법일 스님이) 구족계를 받은 사실이 확인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종무직을 맡을 때마다 제출한 수행이력에서 수계기록이 모두 일치하지 않는다”며 “법일 스님은 비구계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 총무부의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스님은 “2002년 특별분한신고 때도 총무원에서 승려증이 아닌 사미증을 발급했으나, 어느 순간 비구계를 수지한 것으로 승적부에 기록돼 있어 이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법규위가 법일 스님이 청구한 자격심사 무효와 재선거 실시 건을 각하함에 따라 제15대 중앙종회 선거에서 자격을 박탈당한 법일ㆍ원경ㆍ만당 스님의 구제는 중앙선관위에서 최종 결정되게 됐다.
한편, 중앙선관위는 12월 2일 오후 2시 회의를 열고, 선거소청 심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