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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허 대종사 기념박물관이 11월 26일 문을 연다. 탄허 대종사 기념박물관은 한국의 고승이자 불교 학자인 탄허 스님의 뜻을 널리 피기 위한 공간이다.
탄허 스님은 1913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나 22세에 평창 상원사에서 출가했으며 1983년 타계했다. 스님은 역경에 있어 첫 손에 꼽힌다. 스님은 조계종 중앙역경원 초대원장으로 재임하며 불경의 한글 번역에 앞장섰다. 스님은 유ㆍ불ㆍ선 삼교(三敎)에도 통달한 한국 불교의 대학자로 꼽힌다.
이번 탄허박물관 건립은 자신의 수행뿐만 아니라 타인을 이끌고 남을 가르치는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탄허 스님의 선교일치(禪敎) 사상을 기리기 위해 시작됐다.
박물관은 지하철 3호선 수서역 인근 자곡동 그린벨트 내에 자리하고 있다. 박물관은 직사각형 모양의 외관에 전통 사찰의 느낌을 가미한 현대식 건물로 지어졌다.
건평 450평에 4층 건물로 된 탄허박물관은 건물 외벽에 금강경을 실크로 한자씩 새겼다. 또 건물 2층에 위치한 법당은 기둥이 없는 구조로 지어졌다. 탄허 스님의 법명의 ‘虛’를 표현한 것이다. 기념관 입구에는 108개의 기둥으로 번뇌를 버리라는 의미를 담았다.
안에는 탄허 스님이 출간한 15종 74권의 저서와 140점의 서예, 비명 탁본, 사진, 유물 등과 함께 스님이 소장했던 고서 4,000여 권이 전시된다. 탄허 스님의 유지대로 인재를 양성하는 요람으로 만들기 위해 박물관 외에도 법당, 교육관, 강사실, 강의실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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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박물관 건립을 추진한 탄허문화재단 이사장 혜거 스님은 “탄허 스님을 사상적으로 직접 배우고 느끼는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혜거 스님은 “불교의 건물이라고 해서 반드시 전통 사찰을 고집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중이 더 쉽게 다가와 경전을 배우고 편안히 수행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혜거 스님이 박물관 건립을 시작하면서 설계자에게 주문한 것은 전통사찰의 현대적 해석이다. 탄허박물관은 용산 전쟁기념관을 설계한 건축가 이성관 씨가 설계했다. 탄허박물관은 개관 전부터 2010 한국건축문화대상을 수상하고 최근 서울시 건축대상을 받는 등 주목을 받아왔다.
혜거 스님은 “우리나라의 기념관이나 박물관은 단순히 1회성 관람 공간인 경우가 많다. 단순한 박물관이 아니라 탄허 스님의 사상을 직접 배우고 느끼고 수행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무엇보다 이곳을 짓게 된 것은 탄허 스님의 평생 염원이셨던 인재불사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혜거 스님은 50년 전 탄허 스님과 그 제자들이 약속했던 10년 결사를 설명했다.
스님은 “1958년부터 61년까지 영은사에서 탄허 스님이 3년결사도량으로 삼고 화엄경을 설하셨는데 그때 제자들이 후일 다시 모여 10년 결사를 맺자고 약속했다. 결국 그 약속을 이행하지 못했다. 박물관 뒤에 결사도량으로 금강선원을 신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스님은 탄허박물관 내에 ‘불전번역 전문 연구소’도 개원할 계획이다. 스님은 “유교에는 지곡서당 같이 좋은 한문교육기관이 있어 그곳의 출신들이 한문학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불교계에도 그런 기관을 만드는 것이 진정으로 스승의 뜻을 잇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혜거 스님은 1959년 삼척 영은사로 출가한 뒤 탄허 스님 수하에서 직접 경전을 배웠고, 경전을 번역하는 사업도 함께 했다. 현재는 강남 금강선원의 원장이자 탄허문화재단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