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0일(음력 10월 15일) 불기 2554년 동안거 입재식이 100여 조계종 선원을 비롯한 전국 사찰에서 일제히 봉행됐다. 2200여 수좌를 비롯한 전국 사찰의 스님과 신도들은 이날 입재식을 시작으로 불퇴전의 용맹정진에 돌입했다.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 태고종 종정 혜초 스님, 고불총림 백양사 방장 수산 스님, 조계총림 방장 보성 스님, 덕숭총림 수덕사 방장 설정 스님, 영축총림 방장 원명 스님은 동안거 결제 법어를 내렸다.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은 동안거 결제 법어에서 “참선공부는 한 땀 한 땀 하는 것이 아니라 한 순간에 온 천지를 불태워버리는 공부법이다. 결제라고 하여 고요한 경계에만 스스로를 묶어두려고 해서는 안 될 것이며. 활발발한 선기(禪機)를 드러내지 못한다면 썩은 물에 잠겨있는 것과 진배없다”며 치열한 정진을 당부했다.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원명 스님은 “진이니 망이니 하는 분별심은 손등과 손바닥 같을 따름이다. 손등을 아무리 손바닥이라고 해도 손바닥이 아닌 것처럼 근본을 알지 못하고서 말한다면 사견의 언사만 늘어놓는 것 뿐”이라며 “행주좌와 하는 일상 가운데에서 자신의 실체를 만나 스스로 희열을 느끼도록 살펴보아야 한다”고 법어를 내렸다.
조계총림 송광사 방장 보성 스님은 법어에서 “무량겁을 생사에 빠져 헤매더라도 참선해서 해탈하기를 바라지 않는 것이 참선하는 이의 안목이요, 남의 허물을 일체 보지 않고 항상 자기 허물만 살피는 것이 참선하는 이의 행이니라. 1000번이나 얽어맨 누더기 옷 속에서 세발 가진 금까마귀가 한밤중에 날아가는 것을 누가 알리요”라는 게송을 설했다.
덕숭총림 수덕사 방장 설정 스님은 “1000가지 만 가지 의심이 다만 모두 하나의 의심이라, 화두에서 의심을 타파하면 만 가지 의심이 일시에 무너진다”면서 “의심의 덩어리가 부서져서 명근이 끊어지면 한줄기 찬란한 빛이 만고에 빛날 것”이라고 법어를 내렸다.
고불총림 백양사 방장 수산 스님은 법어에서 “저 파도를 떠나서 큰 바다를 찾으라고 하면 그것은 실로 어려운 일입니다. 거울의 영상을 떠나서 거울을 찾으라고 하면 길이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물이 바다요 나타난 영상 그 자리에 거울이 있으므로 한 생각만 돌이키면 된다”고 말했다.
태고종 종정 혜초 스님은 “부처님은 바로 일체중생의 마음에 계시니 심안을 열어야한다. 결제란 이를 위해 발심수행을 시작하는 때”라면서 “사부대중은 일상 속에서 언제나 마음의 눈을 열고 이미 우리 안에 와 계신 부처님을 친견하고 하나돼 화장장엄해로 나아가고자 서원하고 정진함에 쉬지 말아야 한다”고 법어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