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3.21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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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섭법 실천이 상생의 삶”
‘생명과 화쟁’ 불자ㆍ기독자교수 공동학술대회
“현실 외면하고 전일성 추구는 또다른 폭력”


지난 5일 감리신학대에서 제5회 불자-기독자 공동학술대회가 열렸다. 사진은 각성 스님이 발표하는 모습.

“생명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기인한 갈애와 취착이 괴로움ㆍ갈등ㆍ대립의 원인이다.”, “인간 개개인에게는 관심을 소홀히 한 채, 전체 생명체들의 조화와 상생만을 강조하는 것은 각자가 처한 절망과 좌절을 매몰시킬 우려가 있다.”

한국교수불자연합회(회장 최용춘),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회장 이정배)가 11월 5일 서울 감리교신학대학에서 ‘오늘의 한국적 상황에서 본 생명과 화쟁’을 주제로 개최한 제5차 공동학술대회에서 나온 지적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슈에 대한 종교 간 이견의 폭을 좁히고자 마련된 자리에서 불교 개신교 가톨릭 원불교 유교 등 종교학자들은 뭇생명들이 지구상에서 어떻게 상생하며 살아야 하는지를 살폈다.

각성 스님(동국대 정각원 법사)은 주제발표 ‘초기 불교의 수행 관점에서 본 생명과 상생’에서 “사섭법(四攝法)을 통해 상생의 삶을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초기불교에서의 상생은 행위의 주체인 인간의 의식 전환에 있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동물, 인간과 자연환경 등의 관계는 행위자와 감각대상세계들과의 관계다”며 “이러한 관계에서의 갈등과 대립, 폭력과 파괴 등의 문제는 감각대상세계를 바라보는 행위 주체자에게 있는 것이지 외부세계에 있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스님은 사섭법을 언급하면서 “삶의 연기적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면 중생들은 현상에 취착(就捉)하고 괴로움을 낳는다. 윤회전생의 근원이며 모든 갈등의 요인이 되는 무명과 갈애를 소멸하기 위해 팔정도 수행으로 열반ㆍ해탈을 체득하는 것이 고통을 여의는 궁극적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사섭법은 부처님이 네 가지 섭수(攝受, 자비로운 마음으로 중생을 거둬 들임)를 말하는 것으로 △베푸는 삶[布施] △사랑스런 말[愛語] △이로움을 증장 시키는 행위[利行] △즐거움과 괴로움을 함께 함[同事]을 일컫는다.

박일준 교수(감리신학대)는 ‘근원적 동일성으로서 생명과 진리의 침노사건으로서 생명’에서 “가난한 자의 저항과 탈주를 도외시한 채 전체로서의 조화가 생명이라고 말한다면, 그런 생명 이해는 언제나 체제를 위한 정치담론의 역할밖에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생명을 유기적 혹은 우주적 의식으로 인식하는 방식은 우리에게 새로운 통찰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각 개체가 살아가는 구체적인 현실적 토대를 외면한 채, 초월적 전체성만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교수는 “부당한 조건들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병행되지 않고 ‘생명의 전일성에 대한 깨달음’은 기존 체제의 부정의를 그대로 방치하자는 폭력 담론으로 전락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기동 교수(성균관대)는 ‘유학의 세 요소와 한국 유학의 상생철학’을 주제로, 김도동 교수(원광대)는 ‘불교적 생명원리에서 본 화쟁과 그 실천 윤리’를, 이재돈 교수는 ‘가톨릭교회에서 보는 생명과 화쟁’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나은 기자 | bohyung@buddhapia.com
2010-11-16 오후 1: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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