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3.21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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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도교육 없으면 포교도 없다
김응철 교수, “사회변화 무관심ㆍ엘리트층 방치하고 있다”
박경준 교수, “공격적 뉘앙스의 ‘포교’보다 ‘전법’이 옳다”



불광법회를 창립한 광덕 스님은 "어린이는 부처다"라며 어린이 포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실천했다.

최근 한국불교계의 포교활동은 지난 100여 년과 비교했을 때 활발해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종단과 사찰에 국한된 현상이다. 여전히 고답적인 방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김응철 교수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는 불광연구원(이사장 지홍)이 10월 16일 불광법회 창립36주년 기념으로 ‘부처님의 전법행과 전법교화의 방향’을 주제로 개최한 학술연찬회에서 “농경사회의 문화를 많이 반영하고 있는 포교활동은 산업사회를 거쳐 고도정보사회로 발전하는 시대적 흐름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이날 발표한 ‘전도선언에 담긴 전법의 정신과 방법’을 통해 부진한 포교활동의 원인을 “불교포교의 근본적 문제는 불교계 내부에 있다”며 성찰을 촉구했다.

김 교수는 먼저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지 못하는 불교계 전통문화에 대해 지적했다. 김 교수는 “불교계의 각 스님들이 배우는 경전의 내용은 240여 년 전에 채택된 과목을 그대로 배우고 있다. 최근 외전을 더 포함시키기는 했지만 내전 중심의 강원교육에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사찰의 건축도 천년이 지난 건축법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초하루법회는 초기불교의 전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불교전통에 대해 김 교수는 “오랫동안 큰 변화가 없는 것은 전통문화를 보존한다는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기능적으로 볼 때 불교계의 전통문화 고집은 포교측면에서 불편한 점이 많다”고 문제제기 했다. 또 전통문화를 유지 보전하기 위해 많은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는 점, 문화 보전을 위한 재정확보 차원에서 일부 사찰에서 문화재 관람료를 징수하는 데에 따른 시민과 갈등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김 교수는 다종교사회의 도래로 불교문화재 훼손문제도 우려했다. 김 교수는 “이웃종교인들 중 배타성이 강해 불교를 타도와 공격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일부 종교인들이 양산되고 있다”며 “불교는 종교 간의 화합을 이뤄내고 전통문화 유산을 고집스럽게 지켜내야만 한다. 그래야 후세에 우리민족문화의 원형을 전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포교활동이 저조한 근본적 원인은 무엇보다도 불교계 내부에 있다고 지적했다. 사찰만 만들면 저절로 포교가 될 것이라는 안이함이 문제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다수의 스님들은 적극적인 포교활동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거부반응을 보인다. 왜냐하면 수행이 먼저라는 생각 때문”이라며 “열심히 수행하면 포교는 원하지 않아도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아직도 팽배해 있다. 그 결과 포교 전문인력을 양성하지 못했고, 배출하는 시스템도 갖추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수의 종단들이 구성원 교육을 담당할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는 상황이 불교계 전반의 포교 역량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주장이다.

이 밖에 김 교수는 “미국과 유럽의 여러 국가에서 확산되고 있는 불교수행법들 중 한국불교가 차지하는 위상이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한국불교의 주요 문헌과 수행관련 연구들은 외국어로 번역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들어 불교는 이웃종교의 성장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축된 현상을 보여 왔다. 김응철 교수는 이런 문제의 요인을 사회지도층 인사들 중에서 불자의 비율이 매우 적다는 데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런 현상의 원인을 좀 더 근원적으로 분석해보면 지난 100여 년 동안 한국불교는 대중포교의 저변을 확대하는데 주력했지만 사회 엘리트 계층의 교화에 소홀햇던 것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런 현상의 원인을 좀더 근원적으로 분석해보면 지난 100여 년 동안 한국불교는 대중포교의 저변을 확대하는데 주력했지만 사회 엘리트 계층의 교화에 소홀했던 것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 교수는 “지난 20여 년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지방자치제가 급속히 정착되고 있는데 비해 불교계에서는 이에 적절한 대응이 없었다”며 “불교는 조직화된 신도층이 없었기 때문에 정치ㆍ사회적 변화에 대응할 수도 있는 힘도 부족했고 관심도 결여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이러한 포교활동의 해결방안이 부처님의 전도선언의 내용 속에 모두 들어있다고 했다. 그는 “포교활동의 성패는 교육받은 신도, 조직화된 신도, 그리고 활동하는 신도가 얼마나 되느냐에 달려있다”며 “부처님께서 전도선언을 하고 직접 세나니가마로 가서 가섭 삼형제를 교화시킨 것은 바로 이와 같은 원리를 파악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전도선언의 내용 속에는 현대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교육ㆍ조직ㆍ복지ㆍ문화ㆍ수행ㆍ포교 등의 원리가 모주 함축돼 있으며, 전통적 법회와 설법 포교의 이념과 목표, 구체적 방법까지 제시돼 있다”고 말했다.

박경준 교수

한편 박경준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는 ‘전법학 정립의 방향과 과제’를 통해 “공격적인 의미를 지닌 포교보다는 ‘교법을 전하여 줌’을 뜻하는 ‘전법(傳法)’이라는 용어가 더 불교적”이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포교’라는 단어의 ‘포(布)’에는 약간 공격적인 뉘앙스가 담겨있다”며 “우리나라와 같은 다종교사회에서는 종교 간의 화해를 도모할 수 있는 용어의 선택과 사용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나은 기자 | bohyung@buddhapia.com
2010-11-02 오후 1: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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