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8일 조계종 제15대 중앙종회의원 선거가 치러졌다. 이날 직선직 의원 선출 결과가 보여준 표심은 ‘변화’와 ‘안정’으로, 초선의원 배출을 통한 세대 물갈이와 現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기반 강화의 특징을 갖는다.
제15대 중앙종회의원 당선자 가운데 초선 의원은 33명으로, 51명을 뽑는 직선직 의원 가운데는 절반 가량인 24명이 새로운 인물로 교체됐다. 직능대표 20명 중에는 4명의 초선의원이, 비구니 종회의원 10명 중에는 8명이 새 인물로 교체됐다.
이번 선거에서 최다선 의원은 직능대표로 선출된 7선의 장윤 스님과 동화사에서 당선한 6선의 현근 스님 순이다. 그 외에도 3선 이상 다선 의원은 17명으로 집계돼 신ㆍ구 세대간 물갈이가 적절하게 이뤄졌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당선자를 통한 추정된 계파간 의석수는 화엄회 30여 석, 무차회 12석, 보림회 11석, 무량회10석, 금강회 2석, 무소속 10여 석이다.
제14대 중앙종회에서 25석이었던 화엄회는 30여 석으로 약진했다. 다른 계파는 10~12석 수준으로 현상유지 또는 세가 위축됐다. 특히 월정사와 금산사가 주축이었던 금강회는 제14대에 이어 제15대에서도 소수계파를 면키 어렵게 됐다.
제15대 종회에서 화엄회의 약진을 두고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친정 체제 구축에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전망과 총무원장을 배출시킨 4자간 연대에 또 다른 불협화음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28일 오후 1~4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직할교구 선거에 참여하는 등 전국 교구본사에서 직선직 의원 선출 투표가 개시됐다.
이날 투표참여는 전체 811명 선거인단 중 415명이 투표한 직할교구가 가장 낮았다. 143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139명이 투표한 제6교구 마곡사는 투표참여율이 가장 높았다.
직할교구는 정범·태연·정인·종성 스님이 당선했다. 전체 종회의원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종책 자료집을 발간하며 종회의원 선거에 새 패러다임을 제시했던 법응 스님(불교환경연대 지도위원)은 24표를 얻어 낙선했다.
제4교구 월정사는 삼혜 스님과 적천 스님이 3표 차이로 경합을 보였다. 3위로 낙선한 보인 스님은 16표를 얻어 40여 표를 취한 1ㆍ2위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제5교구 법주사는 현조 스님이 110표를 얻어 두드러졌다. 그 뒤를 청원 스님이 69표, 장주 스님이 46표를 얻었다.
제6교구 마곡사는 원경 스님과 견진 스님이 각각 46표와 32표로 당선했다. 선일 스님은 24표, 자안 스님은 22표, 노휴 스님은 11표를 얻어 낙선했다.
제9교구 동화사에서는 은사 현근 스님이 상좌 선문 스님을 누르고 당선했다. 활중 스님은 121표로 2위인 현근 스님보다 50여 표를 더 얻어 압도적으로 당선했다.
주지스님과 문도간 갈등으로 10명이 입후보한 제12교구 해인사에서는 문중ㆍ암자간 합의원칙에 따라 후보 선출된 경성ㆍ심우 스님과 해인사정상화추진위원회가 지원한 제정 스님이 당선했다. 합의로 추대됐던 성공 스님은 22표, 6위로 낙선했다.
일각에서는 성공 스님이 선거를 앞두고 기자회견 등을 자청하며 해인사정상화추진위원회를 정면 반박한 것이 악수를 뒀다는 평가도 있다.
제15교구 통도사는 오심 스님과 종선 스님이 각각 138표와 124표로 97표를 얻어 3위로 낙선한 보화 스님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제16교구 고운사는 자현 스님이 30표, 지현 스님이 27표로 당선했다. 낙선한 영공 스님은 16표를 얻었다.
총림해제 청구건 등으로 대중간 갈등을 빚었던 제18교구 백양사는 총림해제 청구 당사자인 의연 스님이 낙선했다.
제23교구 관음사는 박빙의 승부가 연출됐다. 덕수 스님, 월공 스님이 각각 21표, 18표를 얻어 당선했고, 세등 스님과 종연 스님은 각각 16표와 7표를 얻어 낙선했다.
제24교구 선운사는 도정 스님이 38표, 혜오 스님이 36표로 당선했다. 하지만 선법 스님은 혜오 스님보다 2표가 모자란 34표로 낙선했다.
한편, 자격심사서 탈락해 공석이 된 송광사 직선직 의원과 비구니 종회의원 등 2석은 각각 보궐선거 및 재추천을 거쳐 선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