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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봉은사(주지 명진) 대웅전에서 일부 개신교인들이 개신교식 예배를 한 동영상이 공개되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10월 24일 봉은사 일요법회에서 공개된 ‘봉은사 땅밟기’라는 제목의 동영상은 25일 주요 포털 및 동영상 서비스 사이트에서 급속히 퍼졌다.
이 동영상에는 ‘찬양인도자 학교 주님의 향기 6조’ 소속이라고 밝힌 청년들이 봉은사 대웅전 안과 미륵전 앞 법당, 법왕루 등에서 기도를 하고 찬송가를 부르는 등 개신교식 예배를 치루고 있다.
동영상에 등장한 한 여학생은 “이 땅이 하나님의 땅이라는 것을 선포했다. 하나님에 의해 이 땅은 파괴되고 회복될 것”이라며 “온전히 하나님만이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참여자는 “우리가 밟고 지나간 자리에 주님이 하나님 나라를 역사할 것이다” 등의 말을 남겼다.
또 이들은 불상을 우상이라고 폄하하며 “우상이 너무 많다” “우상은 무너지고 주의 나라 되게 하소서”라 자막을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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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 반응, ‘기가 막혀’
인터넷에서 이 동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한마디로 기가 막힌다는 반응이다. 또 사찰에서 개신교식 예배를 한 데 대해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한 네티즌은 “나도 교회를 다니지만 이건 좀 상식에 어긋난 행동이다”, “순수한 기독교인들이 한꺼번에 욕먹는 행위다” 등 부정적 반응을 보이며 비난하고 있다.
또 “종교신자라면 타 종교도 포용할 줄 알아야 하는 것 아니냐” “불교는 우상숭배가 아닌데 잘못된 오해다”며 비난했다.
#봉은사ㆍ조계종, 종단 차원 대응을
이번 사건의 직접적인 피해자인 봉은사는 종단 차원에서 불교폄훼에 대응해 나갈 것을 밝혔다.
강민수 봉은사 언론담당 사무관은 “이번 봉은사 땅밟기 사태는 봉은사 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일부 개신교계의 불교폄훼가 잇따르는 만큼 중론을 모으고 종단과 협력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도 24일 일요법회 당시 대구기독교총연합회의 템플스테이 예산 저지운동을 언급하며 “불교계 대응이 미흡하다.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승희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 사무팀장은 “봉은사 땅밟기 사건의 해당교회와 템플스테이 저지 운동을 펴며 불교를 비하한 대기총에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성명을 27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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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양인도자학교 목사 “사과한다. 당황스럽다”
동영상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찬양인도자 학교를 주관한 에즈37 대표 최지호 목사는 마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다른 종교 시설에 가서 이런 행동을 한 적이 없었는데 우리도 당황스럽다. 봉은사에 연락해 사과를 했고, 봉은사 땅밟기를 했던 분들도 함께 봉은사를 직접 찾아 사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 목사는 “11일 오후 9시 10분쯤 강남역 부근을 찾아 소그룹으로 나뉘어 거리를 걸어다니며 기도도 하고 찬양도 불렀다”며 “그 분들이 따로 빠져나와 봉은사로 갔던 것 같다. 동영상은 내부용으로 찍어서 편집하고 인터넷에 올린 것 같은데, 외부에서 그 영상을 다른 곳에 올리면서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찬양인도자 학교는 예배사역 단체 ‘에즈37’ 주관으로 진행되는 10주 과정의 기독교 교육 프로그램이다. 1주일에 한 차례씩 ‘교회와 예배’, ‘다양한 세대를 향한 예배인도법’ 등이 진행된다.
한국교회언론회는 이번 동영상 내용에 대해 공식논평으로 “그렇지 않아도 종교 간의 화합보다는 종교편향과 불편함의 불평을 호소하는 현실에서 일부의 종교인들의 소영웅주의적 행동은 매우 적절치 않다”며 “‘땅 밟기’라는 의식은 정통 기독교 교리도 실천적 강령도 될 수 없는 행위지만 기독교의 이름으로 행해진 일에 대해 기독교 전체는 책임 의식을 갖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