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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인구 100만 시대, 노인 인력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은 복지의 키워드가 됐다. 하지만 대다수 노인 일자리는 보수가 낮고 임시직이라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어르신들이 설문조사원으로 활약하며, 안정적인 고수익을 창출해 내는 일자리가 있어 노인일자리 문화의 귀감이 되고 있다.
서울노인복지센터(관장 가섭)는 10월 20일 설문조사 위탁기관 탑리서치를 개소했다. 6월 서울시로부터 고령자기업으로 선정된 탑리서치는 이날 개소식으로 설문조사를 위한 근무 환경 조성을 마쳤다.
탑리서치는 2005년 중앙 고령자취업 알선센터에서 고령자 유망직종으로 개발된 일자리이다. 서울노인복지센터는 2007년 보건복지부 노인일자리 사업설문조사원 ‘탑리서치 사업단’을 발족하고, 2008년에는 조사원 20여 명이 매출 1억원을 달성해 2009년 노인인력개발원 노인일자리사업 우수사례에 선정됐다.
탑리서치는 전문 마케팅, 설문조사 기관으로부터 조사 의뢰를 받아 현장에서 다양한 조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어르신들은 노동부ㆍ산업자원부ㆍ산림청 등의 국가진행 설문조사, 학위논문ㆍ기업의뢰 설문조사, 기업마케팅 관련 설문조사를 해왔다.
물량공세를 하거나, 비키니 복장 정도의 설문조사원들도 받아 내기 힘든 설문조사를 어르신들은 어떻게 할까?
설문조사를 담당한 어르신들은 사회에서 다양한 활동 경력을 가진 고학력 조사원이다. 前 언론인, 건설회사 CEO, 국가연구소연구원, 시장물가조사연구소장, 국가고위공무원, 대기업 이사 등 경력을 가진 어르신들은 정기적으로 서울시 종로 고령자취업 알선센터, 활기찬미래연구소, 서울시 노인취업 훈련센터 등의 도움을 받아 조사원 교육도 철저히 받고 있다.
사회경험이 풍부한 어르신들이다보니 조사 과정에서 풍부한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한 설문조사는 타설문기관과 다른 장점이었다. 이런 장점으로 신뢰를 쌓으며 유명 조사기관들과 연계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어르신들은 설문조사원직을 수행함으로써 개인당 서울시 지원금 10만원 외에 조사 건당 리서치 회사에서 지급하는 보수를 받아 쏠쏠한 수입을 얻고 있다.
탑리서치 어르신들은 자신이 사회변화와 사회구성원의 생각을 담아내는 사회조사사업을 하고 있다는데 자부심이 높았다.
올해 3년 째 활동하고 있는 김종우 조사원(69)은 “활동량이 많아 건강에 좋고, 젊은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일은 즐겁지만 조사하는 과정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 어르신은 “조사를 할 때 설문에 흔쾌히 호응을 해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이들을 만나거나, 조사원을 무시할 때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종우 어르신은 “예전부터 쌓아온 내공을 발휘하면 마치 묘수를 부리는 것처럼 성실하게 응답해 준다”고 말했다.
탑리서치 운영기관인 서울노인복지센터 관장 가섭 스님은 “탑리서치는 사회변화와 사회구성원의 생각을 담아내는,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설문조사 사업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향후 모범적인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