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총무원장 자승)은 지난 9월 중앙종회에서 통과된 신도법 및 신도관계법에 따라 2012년부터 불교대학 교과목을 필수 5과목, 선택 7과목에서 필수 4과목으로 축소하고 수행, 봉사, 성지순례 등의 신행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모든 불교대학의 학제를 1년 2학기로 통일하는 방안과 함께 교육이수 시간도 현행 128시간에서 96시간으로 줄어든다. 특히 교육이수 시간에서 봉사활동 등 신행, 수행에 32시간을 포함해 신심있는 신도 양성에 주력한다.
조계종 포교원(원장 혜총)은 10월 19일 신도전문교육기관 학장간담회를 열고 신도법 및 신도관계법에 따른 신도교육기관의 확대와 교재 및 교과과정 개편을 위한 의견 수렴의 시간을 마련했다.
포교원은 이날 2009년부터 3차례의 신도종책위원회와 불교대학 학장회의 및 워크숍을 통해 모아진 불교대학의 문제점과 개선책, 개편안을 제시했다.
지난 학장회의나 간담회에서 “불교대학은 불교 학자를 길러내는 곳이 아니라 신행과 신심을 높여주는 곳이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불교대학 문제점으로는 많은 교과목과 난해한 내용, 신행과 의례의식 교육 부족, 박제된 지식전달, 지나치게 전문적이거나 인문학적인 관점의 교육 등이 지적됐다.
교과는 학술적이고 전문적인 것을 피하고 폭넓은 교리 및 불교사에 대한 이해와 신행, 문화 등을 다루기 위해 필수 4과목 교과 과정이 제안됐다.
필수과목은 ‘부처님의 생애’ ‘불교교리와 역사’ ‘불교신행과 의례’ ‘불교문화의 향기’ 등 4과목이다.
<부처님의 생애> 교재는 조계종 출판사 <부처님 생애>를 보완해 지침서로 만들 계획이다. <불교교리와 역사> 교재는 기존 교과목인 <불교사의 이해>와 <불교의 이해와 신행>을 접목해 구상한다.
<불교 신행과 의례>는 기도 수행의 의미와 수행법의 전반, 반의례 실습과 반야심경, 천수경, 예불문에 대한 해설 등이 담길 예정이다.
<불교문화의 향기>에는 기존 <불교문화>가 신앙심이 결여된 문화재 위주의 설명으로 돼 있어 이를 보완하고 성보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집필된다.
간담회에서 스님들은 전반적을 기존의 책은 너무 어려웠다며 “알기 쉽고, 감동을 주는 서술, 비교하고 판단하는 가설적인 내용이 아닌 정확한 지침을 제시하고 인문학이 아닌 종교적인 차원에서 조명할 것”을 강조했다.
교재는 11월 교과목 개편안 공청회 및 집필위원 구성 및 원고 집필을 시작하고, 2011년 3월 원고 집필을 완료, 6월 가제본 및 윤독회, 8월 교재발간, 9~10월 교과목 시범운행, 11월 종단적 차원에서 강사인력풀 제공 및 강사연수, 2012년 신학기 교과목 시행에 들어간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교재 개편과 함께 교구 개발에 대한 주문이 많았다. 울산 황룡사 불교대학 지공 스님은 “프리젠테이션을 만드는데 많은 시간이 소비된다”며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교재 외의 것에 대한 관심을 요청했다.
한편 조계종 포교국장 남전 스님은 “신도 기본교육이 아니라 전문교육기관이기 때문에 인문학의 중요성이 강조돼야한다. 교과목의 내용이 풍부해 신도들이 ‘불교대에 오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통도사 부주지 현근 스님은 “교재에 들어가는 문화재 사진의 경우는 선명한 칼라면으로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신도 교재 뿐 아니라 스마트 폰의 어플리케이션 등을 이용해 사찰에서의 기본 예절, 상식 등을 알려 온오프라인에서 누구나 쉽게 불교에 대해 접근하는 포교법도 함께 연구 등도 요청했다.
한편, 신도전문교육기관은 총 93개소로 2002~2010년 졸업자 수는 1만 9682명이고 이중 포교사는 2220명이다. 신도전문교육기관은 부산, 경남, 경북 11개소로 가장 많으며 충남, 광주, 전북, 울산은 각3곳으로 가장 적다. 서울과 경기는 8개 대학이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