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엄마가 돼 아이를 키우는 일은 우리 인생에서 가장 큰 축복이자 더 없는 기쁨이다. 하지만 잠시도 아이에게서 눈을 뗄 수 없고, 항상 대기 상태에 있어야 하는 엄마는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다.
누구나 좋은 엄마가 되기를 원하지만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엄마 노릇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매일매일 많은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모든 일정은 아이에게 맞춰야 하고, 자기계발이나 취미생활은 엄두조차내기 힘들다. 더욱이 직장에 나가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워킹 맘’이라면 육체적·정신적 고통은 더 심해진다. 그렇다고 해서 일을 하지 않는 엄마들 마음 또한 편한 것은 아니다. 자신이 시대에 뒤떨어지고 사회에서 소외되는 것 같아 괴롭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엄마들에게 무엇보다 힘든 것은 이런 내적 고통을 함께 나눌 만한 사람이 마땅히 없다는 것이다. 오랜 친구와 가족조차도 도움이 되지 못 할 때가 많다. 막상 어떤 문제에 대해 상의하려 해도 대꾸가 신통치 않거나, 반갑지 않은 조언을 하는 등 화제를 다른 쪽으로 돌리기 일쑤다. 좋은 부모가 함께 되자던 남편 역시, 아내가 겪는 심리적·육체적 어려움에 대해 완벽히 이해하기는 힘들다.
현재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평범한 엄마이자 저자인 새러 납달리는 이럴 때 일수록 엄마는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이는 감정적으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한편 감정 조절을 할 수 없다. 따라서 엄마가 정서적 안정을 주고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가르쳐 줘야 한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엄마 자신이 마음이 편하고 행복해야 한다.
행복하고 현명한 엄마가 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기 내면을 돌아보는 것이다. 엄마는 가족을 뒷바라지 하고, 베풀고 또 베풀어야 하는 존재다. 그래서 수시로 자신을 재충전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저자는 붓다의 가르침을 통해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붓다의 가르침은 엄마들이 불안한 감정과 생각을 다스리고 좀 더 평화롭고 행복하게 사는 지혜를 터득할 수 있게 도와준다.
저자는 책을 통해 불교를 접하면 이런 고통스런 상황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지 보여주준다. 또한 붓다의 가르침을 엄마가 부딪치는 상황별로 쉽게 설명하고 일상 속에서 실천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아이 키우는 일은 불교에서 추구하는 수행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무조건적인 사랑과 용서와 인내를 요구하는 ‘엄마’라는 역할에 충실하다보면 자연히 부처님의 가르침과 진리에 가까이 가게 된다.
진정한 불교 수행은 삶의 현장에서 이뤄져야한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은 삶에 고통이 있다는 것을 알고, 진실한 사랑을 경험해 봤다. 그래서 엄마들은 불자가 아니 여도 이미 불교의 교리를 이해하고 있는 셈이다. 아이라는 존재는 엄마를 끊임없이 현재의 순간으로 끌어당기고, 새로운 문제를 제시하며 생각하게 만든다. 아이는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이 없다’는 진리를 깨우쳐주는 영적 스승이며, 이 영적 스승과 함께 자신의 삶 속에서 끊임없이 수행하는 엄마는 바로 부처이다.
엄마가 부처다|새러 납달리 지음·노혜숙 옮김|아침이슬 펴냄|1만 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