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4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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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종교의 책임이 크다
포교원, 포교종책연찬회 자살 예방 대안 모색
대화의 단절과 고립은 우울증을 심화시켜 자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 어르신이 종로 거리 벤치에 앉아 머리를 숙인채 생각에 잠겨있다.

10월 8일 행복전도사로 불리던 한 작가가 남편과 함께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스타들의 연이은 자살 소식에 이어 사람들에게 삶에 희망을 불어넣어 주었던 그녀의 자살 소식은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조계종 포교원(원장 혜총)은 10월 1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자살 예방을 주제로 제42차 포교연찬회을 열고 자살 예방 대안을 모색했다.
혜총 스님은 인사말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살로 죽는 것은 불교인을 비롯한 종교인 책임이 크다. 자살문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이번 연찬회를 계기로 사람들에게 행복과 평화의 가르침을 전하기 위해 자비 명상, 불성 찾기, 우울증 치유 프로그램 등 각종 콘텐츠 개발과 함께 구체적인 운영방안을 적극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행사에서는 백도수 동국대 강사가 ‘자살에 대한 불교적 관점’을, 이범수 웰다잉운동본부 교육위원장이 ‘자살예방 실천 활동 사례’를, 황수경 불교여성개발원 문화위원장은 ‘급증하는 자살에 대한 불교적 대처 방안과 예방’을 주제로 발표했다.

#한국인의 자살과 불교적 대처 방안과 향후 방향
불교여성개발원 웰다잉운동본부 황수경 교육위원장 (동국대 강사)은 의로운 죽음이나 소신공양 등의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 자살에 대한 대처방안을 소개했다. 자살에 대한 사회적ㆍ 심리적 요인을 분석하고 생명 존중의 가치관, 불교 자살 예방 활동 현황, 불교적 자살 예방 실천 운동을 제안했다.

황 위원장은 우리나라 자살의 특징을 유명 연예인들의 자살과 모방 자살 영향(베르테르 효과), 학력중심 경제지상주의 우리사회에서 기업인, 전문가들의 자살, 타살에 가까운 가족동반 자살로 분류했다. 자살자의 80%는 우울증으로 자살을 한다.
황수경 위원장은 “사회적 성공과 계층상승에 대한 욕구가 과하다 보면 조건에 집착하고, 뒤쳐지지 않으려 고군분투하는 속에서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거나 타인을 배려할 여유가 없게 되면서 극도의 스트레스와 중압감으로부터 자기존중감이 결여, 우울증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황 위원장은 “개인 뿐 아니라 사회전체의 가치관과 문화, 제도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불교의 관점에서는 우리사회에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보살의 가치관과 자비실천이 확립돼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회 심리적 요인으로는 과열 경쟁과 생명 경시 풍조, 스트레스와 우울증, 상대적 박탈감과 사회적 불평등, 심리적 고통을 억압 혹은 방치, 대화의 단절과 고립된 대인관계, 감정을 억압하는 한국 문화 등으로 보았다.
황수경 위원장은 불교의 자살 예방 실천방안에 대해서 “살고 싶은 사회를 만드는데 불교에 사회적 역할이 있다”며 “가정, 사찰, 직장, 국가 정책, 등 각종 경제·복지·법제도 등 사회적 차원에서 자살예방 노력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황 위원장은 불교실천운동으로 상구보리 하화중생을 바탕으로 한 생명존중사상과 대승보살의 자비교육, 마음치유 프로그램의 개발 등을 제안했다.
마음 치유와 관련된 선 수행과 명상에는 “기본적으로 개인, 부부, 가족, 집단 대상의 프로그램이 각각 목적과 내용, 방법에서 달리 하는 맞춤교육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두되는 ‘행복 아버지교실’처럼 성별, 직업과 특성과 세대 차이를 고려하고 군인, 이혼가정, 다문화 가정, 환자, 장애우, 노숙자, 재소자 나아가 스님들만을 위한 마음 치유 프로그램도 필요하다고 했다.
교사와 학생들에게 실시할 수 있는 불교심성 프로그램으로 인성교육도 제안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마음보시’를 제안했다. 마음보시실천운동은 일상 속에서 실천 가능한 운동이다.
‘미소, 배려, 경청, 공감, 감사하기’로 △미소-<당신을 존중합니다>의 직접 표현 △배려-상대의 마음과 필요를 알아채고 배려 △경청-경청해주는 마음이 그대로 치유 △공감-불이법, 둘 아닌 도리의 실천을 위한 공감 △감사-모든 업을 녹이고 공덕이 되는 마음이다.

이범수 불교여성개발원 웰다잉본부 교육위원은 자살 예방프로그램의 향후 방향을 제안했다. 그는 “자살예방 프로그램은 사찰 등의 종교단체와 연계시켜 운용해야 한다”며 “교리적 신념과 통합, 향후 진행을 위한 추가 프로그램 개발하여 사찰의 신도 관리와 포교의 방편으로 지속적으로 공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웰다잉 및 자살 예방은 물론 개인ㆍ부부ㆍ가족ㆍ유족ㆍ자살가족과 같은 위기에 처한 사람들에 대한 관리망을 조직 및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율이 80%에 이른다고 한다.

#불교에서 자살은 어떻게 보는가
백도수 동국대 강사

불교의 첫 번째 계율은 불살생계다. 불교에서 자살은 타살과 같은 죄로 간주했다. 생명은 고통에서 벗어나 깨달음을 완성하기 위한 방편이기에 인위적으로 수명을 단축하는 일은 허락되지 않았다. 일반적인 자살은 열반으로 이끌지 못하고 끊임없는 고통과 윤회세계로 이끄는 불선법에 속한다고 했다.
자살은 선악 윤리에 의해 반드시 금지해야 할 것으로 스스로 지옥 등의 악도에 다시 태어나고, 자신과 타인에게 모두 유익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궁극에는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율장(Vinaya-pi?aka)에는 자살뿐만 아니라 남에게 죽음을 찬탄하여 자살하도록 하는 것도 금하고 있다. 율에서 살펴보면 비구와 비구니계 가운데 공통으로 속하는 4바라이는 음행, 투도, 살인, 대망어라고 정의하고 있다. 자살은 이중에 살인 바라이죄에 해당되며, 자살, 타살, 교살 등 인간을 죽이는 모든 행위를 죄로 파악한다. 비구가 죽음을 찬탄하여 스스로 죽도록 만든다면 바라이죄에 해당된다. 또한 불살생계를 지켜 몽둥이, 무기 등으로 중생을 해치는 것을 버리고 부끄러워할 줄 알며, 자애심을 지니고 모든 생명이 있는 존재들을 유익하게 하며, 연민의 마음을 지니고 살아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자살은 악한 결과를 낳을 뿐만 아니라 윤회를 벗어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 생에서 고통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 최상의 삶, 최고의 삶을 살아야 하는데 자살은 그러한 삶에 위배되는 일로 보았다. 그러므로 자살은 수행윤리에 따라 고통에서 벗어나 해탈과 열반에 이르게 되는 수행단계에서 더욱더 멀어지는 일이다.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좋지 않는 결과를 초래하기에 세속적 자살은 보살 수행에서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설명했다.

불교에서 자살의 원인은 삶의 무의미, 잘못된 인식과 질병의 고통 외에도 실천수행, 종교적 승화로 나타난다. 율장에는 비교적 자살에 대한 것이 구체적으로 나왔다. 비구와 비구니는 주로 수행과정에서 질병과 현생의 삶의 무의미 등을 혐오하며 자살하고, 재가신자는 주로 질병과 사회적 고통, 출가목적 등을 이루기 위해서 자살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중국불교에서는 비구와 비구니의 소신공양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다. 소신공양은 보시와 수행공덕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아라한의 경우 자살 후에 윤회세계에서 벗어나 완전한 해탈을 이루게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승에서는 부처님의 무한한 공덕과 원력 그리고 중생구제에 주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소신공양은 자신의 몸을 버려 중생을 구제하려는 서원으로 보았다.

#불교계 자살 예방 활동 현황
불교여성개발원 웰다잉운동본부
불교여성개발원은 웰다잉 실천교육 ‘아름다운 마침표, 그 마지막 성장과 하나 됨’을 통해 죽음에 대한 이해, 명상체험, 관계 치유, 호스피스, 유족심리, 제사문화, 법률정보 등 실제적인 분야에 중점을 두고 교육을 실시한다. 02-722-2101

지혜로운여성 “내(來) 생애 봄날”
지혜로운여성은 노인자살예방 집단상담 강사 양성 교육 프로그램“내(來) 생애 봄날”을 진행하고 있다. 2010년 8월부터 사회복지사, 노인요양보호사, 상담사 등을 대상으로 노인자살 집단 상담사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02-722-2101

불교상담개발원
불교에 맞는 상담활동과 이론, 기법을 연구 개발하고, 24시간 운영하는 자비의 전화 및 사이버상담 자비24, 사이버성상담 아하 섹스, 전문 면접상담기관을 운용하고 있다. 02-737-8803
글=이상언 기자, 사진=박재완 기자 | un82@buddhapia.com
2010-10-19 오전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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