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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진 하늘에서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고, 햇살은 온몸으로 들판을 지나간다. 한낮의 햇살과 서늘해진 저녁바람에 들판이 익어가고, 왜소해진 숲은 생각하기 시작한다. 몇 해 전 완주 송광사에서 맞았던 가을의 어느 날이 그랬다.
도영 스님이 5년(2001~2006)간의 조계종 포교원장 임기를 마치고 내려와 계실 때였다. 퇴임 후 어떻게 지내셨는지 여쭙자 “퇴임하자마자 백담사 무문관에 들어 석 달을 살았고, 해제 후에는 송광사로 돌아와 지역 포교도량을 꾸리는데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바람과 햇살이 온 몸으로 계절을 꾸리고, 스님은 또 다른 자리에 와 있었다. 법당 뒤뜰의 감나무도 열매를 내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