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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보시]는 주는 것이 아니라 은혜를 갚는 것입니다. 문화유산국민신탁에의 1만원 기부는 선조들로부터 문화재를 물려받은 은혜를 갚는 길입니다.”
문화유산국민신탁 김종규 이사장(삼성출판박물관장)이 지난해에 1권에 이어 최근 <책을 건네다-저자서명본2>를 펴냈다. 서울 구기동 삼성출판박물관에서는 12월 31일까지 전시회도 열린다.
김 이사장은 10월 13일 덕수궁 중명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책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문화유산국민신탁 운동에 대한 이야기에 더 많은 열정을 쏟았다.
김종규 이사장은 소문난 불자이며, 우리 문화계의 대부로 알려져 있다. 40여 년 전부터 출판사를 운영해 왔던 그는 前 총무원장 법장 스님, 신흥사 오현 스님 등과 두터운 친분을 자랑하는 불교계의 마당발이기도 하다.
김 이사장의 남다른 불심은 우리 문화재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불교문화재의 보호로 눈길이 갔다. 1999년 한국박물관협회회장을 지내며 두각을 보인 그는 지금은 문화유산국민신탁의 이사장으로 민간 문화재 보호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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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국민신탁은 사유재산권 보호를 명목으로 사라졌던 역사적 장소와 건물들을 시민ㆍ단체ㆍ기업 등 민간차원의 모연을 통해 매입ㆍ보존하는 단체이다.
“우리가 지금 향유하고 있는 문화유산이나 자연환경은 우리 선조들로부터 물려 받은 은혜입니다. 이것들은 우리 세대가 다 써버려도 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미래 세대로부터 보관 받은 ‘자산’입니다.”
김종규 이사장은 “우리는 앞 세대로부터 물려받은 문화유산과 자연환경을 미래세대에게 되돌려줄 의무가 있다”며 “문화유산국민신탁에의 참여는 우리 것을 소중히 지켜온 선조들에게 은혜를 갚는 길이다. 기부는 은혜를 갚는 보시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최근 고운문화상 수상자로 선정ㆍ수상한 상금 1000만원을 사단법인 한국박물관협회와 문화유산국민신탁에 각각 500만원 씩 기부해 솔선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그는 이라크국립박물관 등 국내ㆍ외 문화재 보호를 위해 크고 작은 선행을 이어왔다.
김종규 이사장은 “우리 사회가 선진국이 되려면 ‘기부’와 ‘자원봉사’ 문화가 정착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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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국민신탁은 김 이사장의 남다른 원력에 힘입어 1년 여 만에 1600여 회원을 모집했다. 김종규 이사장의 넓은 인맥과 원력으로 무장한 걸쭉한 입심으로 문화유산국민신탁에는 정운찬 前 국무총리, 김형오 국회의장,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 유명인사도 많다.
문화유산국민신탁이 최근 경복궁 시대를 마감하고 덕수궁 시대를 연 중명전은 을사늑약이 강제된 비운의 현장이다. 고종 황제는 1904년 경운궁(현 덕수궁)에 큰 화재가 났을 당시 중명전으로 거처를 옮겨 국사를 봤다.
문화유산국민신탁은 비운의 현장인 중명전을 문화유산과 자연환경의 보전을 목적으로 한 ‘민간의 자발적인 보존 관리 활동’의 중심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한편, <책을 건네다-저자서명본2>에는 백범 김구 선생이 윤봉길 의사의 장남에게 증정한 <백범일지> 서명본, 나가륜(중국국민당 고위인사)이 이승만 대통령에게 증정한 <중국국민당과 중국60년> 등 역사적인 사연을 담은 책들이 수록됐다.
또, 법정 스님 열반 이후 마지막 판본으로 출간돼 범우사 윤형두 발행인으로부터 서명ㆍ증정 받은 <무소유>, 김의정 조계종 중앙신도회장의 <차와 더불어 삶>, 최광식 국립중앙박물관장의 <한국 고대의 토착신앙과 불교>, 정부희 박사의 <곤충의 밥상>, 이학종 미디어붓다 대표의 <인도에 가면 누구나 붓다가 된다> 등 불자들의 서명본이 다수 포함돼 있다.
김 이사장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책 가운데 그동안 저자로부터 받아 별도 보관해 온 1000여 권 중 101종을 골라 <책을 건네다-저자서명본2>를 펴냈다”며 “1권이 사회저명 인사들에게 초점을 맞췄다면 2권은 역사적 의미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02)732-7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