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화쟁위원회가 봉은사 사태의 해법으로 봉은사의 직영사찰 전환을 인정하고 인사추천위원회를 통한 주지 임명할 것을 골자로 한 보고서를 채택해 총무원과 봉은사에 전달했다.

조계종 화쟁위원회(위원장 도법)은 10월 12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봉은사 소위원회(위원장 지홍)이 제출한 ‘직영사찰제도 종합적 개선 및 봉은사 운영과 문제해결방안’(이하 방안)을 11일 전체회의에서 전원 합의로 가결ㆍ채택했다. 총무원 집행부와 봉은사에 이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방안의 핵심은 봉은사는 원로회의, 총무원, 중앙종회 등 종단 입장을 존중해 이미 진행된 직영사찰 지정을 수용하고, 총무원은 봉은사 입장을 존중해 운영 및 제도 방안을 마련할 것, 차기 주지는 인사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추천ㆍ임명할 것이다.

또, 방안은 △포용과 화쟁의 종단 운영과 포용과 덧셈의 인사를 할 것 △후임 봉은사 주지 인사는 봉은사가 종단의 인사권을 존중하고, 종단은 징계 문제 등에 봉은사 입장을 배려해 합리적으로 정리할 것 △총무원과 봉은사는 상호 예의와 격식을 갖춰 그동안의 부족한 점을 참회하고 화합할 것을 기준으로 작성됐다.

봉은사 소위원회 위원장 지홍 스님은 “방안은 서로 대립하고 있는 총무원과 봉은사 입장이라는 양극단을 버리고 넘어서서 한국불교의 실상에 근거한 종도의 간절한 바램인 1994년 개혁정신의 계승, 한국불교와 지역불교의 균형발전이라는 중도 또는 화쟁의 관점으로 문제해결이 이뤄지길 바라는 전제에서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화쟁위는 방안에서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을 계기로 직영사찰 관리인(주지)에 대해 △4년 임기제 △인사추천위원회를 통한 추천 △2년 주기 인사고과 평가 △종회의원 겸직 불가 등 직영사찰 전반에 관한 개선방안도 제시했다.

화쟁위 대변인 법안 스님은 “봉은사건을 계기로 직영사찰과 관련한 종단 상황을 살펴본 결과 직할교구가 무력화돼 있다는 평가가 내려졌다”며 “종법 개정 등 후속조치를 통해 직영사찰 운영을 건전화ㆍ정상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은 “지난 4월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에 관한 토론회’에서 총무원과 봉은사 주장에 ‘종단발전과 개혁실현’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음을 확인했고, 이를 통해 양 측이 만족할 만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11일 화쟁위로부터 보고 받는 자리에서 “총체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봉은사 측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황찬익 봉은사 문화사업단 단장은 “명진 주지스님은 화쟁위 방안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