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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의 오랜 전통이 불교에서 시작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서양의 과학적 사고를 기반으로 동양에 역수입되고 있다. 특히 뇌과학의 발달로 명상의 효과성이 입증돼 그 관심은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상임이사 대오)은 불교가 가진 최대의 자산인 정신적 가치를 사회복지에 어떻게 접목하고 보급할 것인지에 대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명상과 뇌과학의 불교사회복지적 적용”주제로 9월 28일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 교육장에서 불교사회복지포럼을 열었다.
이날 포럼에는 최근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는 <붓다브레인>의 역자로 잘 알려진 장현갑 영남대 명예교수가 강연을 했다.
장현갑 교수는 명상이 뇌와 마음에 미치는 영향과 K-MBSR(한국형 마음챙김에 기반한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의 소개를 통해 명상 및 뇌과학이 불교사회복지 실천 현장에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밝혔다.
장현갑 교수는 “불교는 ‘삶은 고통’이라는 명제에서 시작하지만 고통에서 행복으로 가는 이고득락(離苦得樂)을 가르치는 것이 바로 불교다”며 “부처님이 설한 고(苦)는 지금으로 말하면 스트레스다. 현대인에게 더 이상 항생제가 소용없게 된 이유는 바로 마음의 병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대의학이 발달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인이 고통과 괴로움을 호소하는 것은 ‘스트레스’ 때문이며 이를 ‘명상’과 ‘마음챙김’으로 치유를 해야 한다는 것이 장 교수의 설명이다.
장 교수는 “티벳 수행승이 자비명상을 하는 동안 정신적으로 총력을 집중할 때 보이는 특수 뇌파인 ‘감마파’를 강력하게 보인다. 이것은 뇌파가 가진 신경자원(neural resources)을 총동원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 교수는 “자비명상을 실천해 온 수행승의 뇌는 행복감과 만족감으로 가득 차있다는 증거이며 명상수련은 우울증이나 공포증 등 부정적 감정을 긍정적인 감정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장 교수는 일반인도 마음챙김과 명상을 통해 ‘긍정적인 뇌’로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수년간 명상수련한 사람들과 명상 경험이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명상수련시간과 뇌피질 두께가 비례한다”며 “나이 많은 수련자일수록 현저한 변화가 일어나며 뇌의 노화를 방지할 수 있다. 노인의 경우 명상이 전전두피질의 피질연약화 예방에 도움을 준다. 즉, 또렷한 마음을 유지하고 치매를 예방할 수 있게 한다”고 덧붙였다.
장현갑 교수는 2000년 대에 MBSR을 토대로 한국 전통수행법을 접목해 한국화한 프로그램인 K-MBSR을 개발했다.
장 교수는 “K-MBSR은 관법(vipassana)과 지법(samatha)명상을 모두 포함하는 기법으로 환자와 일반인 모두 적용할 수 있는 쉬운 기법이며 부작용이 없고 기초훈련을 마친 후 스스로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명상은 치료의 개념으로 생각해야 한다. 복지가 고통에서 행복으로 나아가는 것이라면 명상은 현대인에게 필요한 정신복지의 핵심”이라며 “불교계 복지는 물질적 지원을 벗어나 명상과 마음챙김과 같은 정신적 지원을 의료ㆍ교육ㆍ노인ㆍ산업현장에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