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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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꽝득 스님 분신은 최상의 항거”
박금표 연구교수 ‘베트남 근대화에 미친 불교의 영향’주제 발표서 주장
틱꽝득 스님의 소신공양 장면.


1963년 6월 11일, 베트남에서 틱꽝득(Thich Quang Duc) 스님이 소신공양을 했다. 당시 친미ㆍ친가톨릭 성향의 응오 딘 지엠(Ngo Dinh Diem)정부의 불교도들에 대한 탄압에 호소하기 위함이었다.
이 때 도로 한복판에 앉은 스님의 몸에서 불길이 타오르던 사진은 전 세계인들을 충격에 휩싸이게 했고, 스님의 소신공양을 두고 자살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박금표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연구교수는 9월 30일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원장 박인성)이 동국대 학림관에서 개최한 학술세미나 ‘아시아 근대불교의 다양성과 정체성’에서 ‘베트남 근대화에 미친 불교의 영향’을 주제로 베트남 지엠정부의 불교 탄압과 틱꽝득 스님의 소신공양의 의미를 살폈다.
박금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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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금표 연구교수는 “지엠은 반공주의를 기치로 미국을 끌어들여 베트남을 전쟁터로 만들었고, 가톨릭을 기반으로 다수의 종교인 불교를 박해했을 뿐만 아니라 족벌정치와 부정부패를 일삼았다.

또한 종교박해에 항거하는 불교도들에게 무력을 행사해 시위는 점점 고조되고 있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틱꽝득 스님의 분신은 불교수행자로서 불제자로서 할 수 있는 최상의 항거였다”고 주장했다.

틱꽝득 스님의 분신을 소신공양으로 해석하는 경우와 자살로 해석하는 경우, 그에 대한 이해는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
박 연구교수는 “서구적 사고 혹은 중국적 정서를 기반으로 한다면 스스로의 생명을 끊어버리는 일은 종교ㆍ사회적 윤리에 위배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며 “불교에서도 불살생을 중요한 계로 규정하고 있으며, 율장에는 자살을 금지하는 규정도 있다. 그러므로 불교적 정서를 기본으로 스스로의 생명을 끊는 것은 결코 칭송받을 일이 아닐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박 연구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틱꽝득 스님의 분신이 세상을 일깨운 소신공양으로 평가할 수 있는 근거는 다른 생명을 위해 몸을 버리는 경우였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박 연구교수에 따르면 불교 경전에 등장하는 ‘스스로 생명을 끊는 일’에 해당 되는 경우는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아라한이 몸을 버리는 경우, 둘째는 깨닫지 못한 자가 욕망 때문에 몸을 버리는 경우, 셋째는 다른 생명을 위해 몸을 버리는 경우다.

박 연구교수는 “틱꽝득 스님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중생을 구제하는 자비심을 발현해 스스로 생명을 끊는 경우인데 자타카에서 굶주린 호랑이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지는 이야기와 공양을 위해 스스로 불에 타 고기를 공양한 토끼 등의 예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교수의 견해에 따르면 틱꽝득 스님이 분신을 했던 시기는 베트남인들이 불교 박해, 독재, 전쟁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던 시대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 계속되는 불교도들의 시위와 정부의 탄압으로 더욱 많은 사람이 죽고 다칠 것인데 이때 승려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박 연구교수는 “<법구경>에는 미움은 미움으로 가라앉힐 수 없고 오직 사랑과 자비만이 미움을 가라앉힐 수 있으며 친절함으로써 사악함을 이길 수 있고, 관대함으로 인색함을 이길 수 있다. 핍박을 가하는 압제자에게 미움, 화, 사악함 등을 인식시키는 최선의 방법은 자기희생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분신이 소신공양인지 자살인지의 구분이 필요하다면 그 기준은 깨달음을 향해 제대로 발심을 한 인물인지, 나아가서 깨달음에 이르러 정견을 가졌는가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이러한 기준으로 본다면 적어도 틱꽝득 스님의 분신은 소신공양으로 평가하기에 부족함이 없으며, 전쟁과 종교탄압 그리고 부정부패라는 3중주의 향연이 고조되고 있을 때 현을 끊은 것이 틱꽝득 스님의 소신공양이었다고 평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나은 기자 | bohyung@buddhapia.com
2010-10-07 오후 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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