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2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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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먹을 수 있어요”
연우와함께 생산 농가 체험행사 개최
불교계 사회적기업 연우와함께 회원들은 10월 4일 경북 상주 오미자 생산지를 방문해 생산현장을 눈으로 확인하고 생산자와 교류의 기간을 가졌다.

“오미자가 사람일까요 아닐까요? 한 번 확인하러 가보겠습니다.”
“사미자 친구가 오미자잖아요~.”

가벼운 농담이 여기저기서 툭툭 던져졌다. 꺄르르 웃음소리가 속리산을 채웠다. 불교계 사회적기업 연우와함께 회원 40여 명이 10월 4일 경북 상주 화북면 오미자 밭을 찾았다.

화북면에 발을 내딛자 신선한 공기가 가슴을 뻥 뚫었다. 해발 350m 이상의 중산간부에 위치한 청정지역 공기가 가을비에 촉촉하게 젖어 상쾌함을 더했다.

연우와함께(대표 이상근) 회원들이 농장을 찾는다는 소식에 문장대오미자작목회(회장 유병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상주 출장소(소장 임흥기), 화북면(면장 권영철) 등 지역 관계자들은 이른 아침부터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다. 회원들이 도착하자 관계자들은 오랜만에 만난 가족보다 더 반갑게 맞이했다. 그러고 보니 직접 만난 것은 처음이지만 소비자와 생산자로 벌써 연을 맺어온 사이들이었다.

문장대오미자작목회 유병운 회장이 연우와함께 회원들에게 유기농 오미자 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친절하게 오미자 밭으로 안내했다. 상쾌한 공기를 맡으며 10여 분 남짓 걸었을까. 수확 철을 맞은 오미자를 따는 농부의 손길이 바빴다. 곳곳에는 빠알갛게 익은 오미자가 수줍은 듯 잎사귀 덩굴에 숨어있었다. 요렇게 맛깔스럽게 생긴 걸 보기만 할 수 있나. 제일 잘 익은 놈을 하나 따서 입에 넣는 순간 캬~악. 정신이 번쩍 들었다. 단맛, 신맛, 짠맛, 쓴맛, 매운맛 5가지 맛을 낸다는 오미자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이다. 깊은 맛을 가진 오미자는 속리산 정기를 잔뜩 물고 있었다.

도시에서 온 회원들은 이것저것 궁금한 것이 많았다. 농약을 치지 않고 어떻게 농사를 짓는지, 얼마나 재배가 되는지, 어떻게 구입하는지,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보관은 어떻게 하는지 등 질문이 쏟아졌다. 귀농해서 오미자 농사를 짓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자 귀농에 관심이 있었던 이들이 땅 값부터 작황현황, 수익 등을 꼼꼼히 물어보기도 했다.

문장대오미자작목회 유병운 회장은 상세하고 친절하게 답했다. “화북면의 208가구 중 합성농약ㆍ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재배하는 유기농 농가는 14가구ㆍ합성농약은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는 권장량의 1/3 사용해 재배하는 무농약 농가는 35가구ㆍ우수농산물관리기준 110개 항목에 적합하게 생산ㆍ관리된 GAP인증 농가가 140가구입니다. 바닥에 검은 천을 덮어 놓은 것은 농약을 치지 않아 자라는 잡초들이 올라오는 것을 조금이라도 막기 위한 것입니다. 무농약 오미자는 씻어서 드시는 것보다 바로 드시는 것이 더 좋습니다.”

문장대오미자작목회는 오미자를 엑기스로 가공하는 공장도 공개했다 가공장은 일반인들에게는 공개하지 않는 곳이라고 한다.

10여 년 전 건강식품으로 오미자가 각광을 받자 유병운 회장은 과잉생산을 우려해 유기농 농사를 본격적으로 짓기 시작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은 200여 가구가 150ha의 밭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고 작목반에서 공동작업을 통해 지난해 50여 억원 정도의 오미자를 수확했다. 이를 엑기스나 음료수로 가공하면 그 가격은 배가 된단다. 화북면 농민들은 단순한 수익 증가를 떠나 ‘내가 먹고, 내 가족이 먹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최상품의 오미자를 수확에 여념이 없었다. 특히 상주 관음정사 신도회 재무를 맡고 있는 유병운 회장은 관음정사 주지 정관 스님(종로노인종합복지관 관장)의 도움을 받아 연우와함께에 판로를 열게 된 것을 큰 자부심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는 “이익창출 만큼 사회에 회향하려고 한다”며 “불자로서 불교계 사회적 기업에 오미자를 공급하게 돼 신경을 더 많이 쓰고 있다”고 귀띔 했다.

오미자 차와 지역 특산품인 유기농 포도를 맛 본 회원들의 현장 주문이 쏟아졌다. 회원들은 생산지와 농산물을 믿고 살 수 있어 행복하기만 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배려로 상주지역 특산품 중 하나인 쌀 생산단지 정미소를 방문할 수 있었다 참가자가 정미 중인 쌀의 맛을 보고 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배려로 상주지역 특산품 중 하나인 쌀 생산단지도 방문했다. 전국탑라이스생산단지인 아자개 정미소는 상주지역에서 GAP 인증을 받은 유일한 곳이다.

쌀 보관창고가 공개되자 쌀 특유의 구수한 냄새와 서늘함이 몸을 감쌌다. 1톤짜리 쌀 포대는 보는 것만으로도 배부른 광경이었다. 365일 15℃를 유지하는 창고와 현미, 백미 등이 정미되는 모습을 신기한 듯 만져보고 맛보고 또 물었다.

아자개 영농조합법인 정태식 사무국장은 “저희 쌀을 사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단지 농가에서도 국민 건강을 생각하면서 식탁에 맛있고 안전한 밥을 올리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소비자를 이렇게 직접 만나니 최고의 품질로 안전한 먹거리 생산을 위해 끝까지 노력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됩니다”며 인사했다.

전국탑라이스생산단지인 아자개 정미소는 상주지역에서 GAP 인증을 받은 유일한 곳이다.

연우와함께 주주인 우영철 씨는 “오미자 밭과 정미공장은 감격스러웠다. 생산자와 직접 연계해 저렴한 가격으로 안전한 먹거리를 판매하고 있다는 신뢰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상근 대표는 “생산자와 공급 계약을 맺으면 안정적인 생산은 물론 물가를 조절할 수 있다”며 “알려지지 않은 친환경 생태 농가들의 판로를 개척하고, 소비자는 시장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믿고 먹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농약을 쳐 대량으로 생산해서 누가 먹든 많이 팔면 된다는 농사가 아니었다. 누가 지었건 싸게 먹겠다는 소비도 아니었다. 생산자는 누가 먹는지를 알고 소비자는 누가 어떻게 만드는지를 알면서 서로가 신뢰를 쌓았다. 믿고 생산하고 믿고 먹을 수 있는 계기였다.

회원들은 선물로 받은 오미자 엑기스와 쌀, 현지에서 구입한 농산물을 두 손 가득 들고 가벼운 걸음으로 집을 향했다. 먹거리에 대해 걱정이 사라지자 안심법문을 들은 듯 콧노래 소리가 들려왔다.
이상언 기자 | un82@buddhapia.com
2010-10-06 오전 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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