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3.29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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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 100년 대표불서 58권
민족사 윤창화 대표 1만여권 가운데 추려



“공자의 <논어> 9장 ‘자한편(子罕篇)’ 22단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나이 40이 돼도 이렇다 할 것이 없다면 그 사람은 더 이상 볼 것이 없다.’ 이 문구를 접한 뒤, 정신이 번쩍 드는 것 같았습니다. 마치 내 자신을 질타하는 것 같아 깊은 상념에 빠졌습니다. 기왕지사 그 분야에 몸담았다면 장인은 명품을, 학자나 저술가는 명저를, 철학·사상가는 인류의 지적 유산을 남겨야 하지 않겠습니까.”

올해로 불교출판에 몸담은 지 30년이 된 윤창화(민족사 대표)씨는 최근 지난 1세기 동안 출판된 불교서적 가운데 ‘한국불교를 움직인 대표적인 책’ 58권을 선정해 그 의의와 가치를 되묻는 한 권의 책을 출간했다.

30년이라는 세월동안 윤씨가 출간한 책은 600여 종이 넘는다. 윤씨는 “어리석지만 돈을 벌고 싶어 만들었던 책들도 있고, 돈과는 무관하게 만든 책들도 있다”며 “하지만 때론 한 권의 책이 교단의 등불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만든 책도 있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지난 1세기 동안의 불교서적들을 다시 선별했던 것은 “불교출판에 몸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이 같은 작업을 통해 삶의 철학을 찾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근현대 100년(1901~1999) 동안 출판된 불교서적은 약 1만 2000권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윤씨는 이 가운데 명저, 화제의 책, 베스트셀러, 논쟁서 등을 중심으로 특필할 만한 책을 뽑아 주관적인 평가와 리뷰를 했다.

“100년 동안 출판된 책 가운데 내용적 가치와 시대적 역할, 그리고 문화사라는 잣대 위에 올려놓고 책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일은 참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객관성을 갖고 판단했다지만 그 역시 주관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비록 한 출판인의 짧은 시야를 통해 선정된 책들이지만 이 책들은 그 시대에 학문적 ·대중적으로 적지 않은 역할을 한 책들입니다.”

윤씨는 주관적이긴 하나 나름대로의 기준과 방법으로 책들을 선별했다. 시기는 1900~1996년 까지 약 100년 동안 출판된 불교서적으로서 △불교학계나 교단, 승단, 불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준 책 △독창성 있는 연구를 통해 불교 및 불교학의 수준을 향사시킨 책 △학문적으로 기여한 바가 있는 책 △해당 분야에 오랫동안 일정한 역할을 한 책 △새로운 시각과 관점·해석을 시도한 책 △참신한 주제를 통해 불교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인 책 △불자들의 삶에 많은 영향을 준 책 등을 중심으로 선정했다. 또한 오늘의 시점이 아닌 그 시대를 기준으로 책을 평가했으며, 저자의 이름이 아닌 책을 중심으로 선정했다. 전집, 사전류, 기념논총, 경전 번역서, 자료 모음집 등은 가능한 제외했다.

윤씨는 “선정된 책들은 본디부터 본격적인 해제나, 서평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니다. 시대적인 역할과 의의, 그리고 의미 부여에 초점을 뒀기 때문에 단점, 부족한 점은 가증한 언급하지 않기도 했다”고 밝혔다.

책은 글을 쓰는 저자와 출판사, 그리고 독자 이 세 사람이 만들어 가는 지적 예술이다. 저자는 책 속에 자신이 탐구한 사유세계와 혼(魂)을 담고, 출판사는 정성들여 그 혼집을 짓고, 독자는 그 속에서 삶의 활력소를 얻는다.

윤창화씨는 혼집을 짓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 혼집들을 더 유심히 들여다 볼 수밖에 없다. 윤씨는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라는 말과 같이 적지 않은 책들이 명멸(明滅)했다. 하지만 시공을 초월해 지금도 여전히 독자의 마음에 남아 있는 책은 드물다”며 “많은 학자와 저술가들이 경각심을 갖고 앞으로 훌륭한 업적을 남기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근현대 한국불교 명저 58선|윤창화 지음|민족사 펴냄|1만 8000원
이은정 기자 | soej84@buddhapia.com
2010-09-27 오전 11: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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